
"도무지 어떤 벌레인지 몰라 대처법을 알 수가 없었는데, 챗GPT한테 사진 찍어 물어보니 단번에 알려줬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거주하는 자취생 A씨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도움으로 벌레 퇴치에 성공했다.
A씨처럼 네이버나 구글 등 기존 플랫폼보다 챗GPT를 활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작년과 비교하면 일일 사용자가 20배 넘게 올랐다. '지브리풍' 등 이미지 생성이 바이럴을 타면서 생성형 AI를 한번 경험해본 사용자들이 검색을 비롯해 다양한 기능으로 활용도를 늘리는 모양새다.

3월 오픈AI가 '챗GPT-포오(4o)'에 이미지 생성 기능을 추가하면서 지브리풍, 바비코어, 동물의 인간화 등 이미지 생성이 '밈'(meme)처럼 확산한 영향이 컸다. 전현무, 송지은, 홍석천, 이특 등 연예인까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련 게시물을 올리면서 챗GPT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급속도로 높였다. 이미지 생성 인기가 다소 가라앉으면서 4월 초 320만에 달했던 DAU는 최근 약 30% 정도 빠진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작년 4월과 비교하면 20배 상승한 수준이며, 3월 중순과 비교해도 약 2배 가까운 DAU를 유지 중이다. 챗GPT의 주 사용자 층은 20대가 30%로 가장 많다. 이어 10대 이하와 30대 각각 20%, 40대 17% 등 순이다.
20대가 챗GPT의 주요 사용자층은 20대 대학생들이다. 지브리풍 등이 확산된 SNS의 주 사용자 층이기도 하다. 이들은 생성형 AI 이미지 확산을 계기로 챗GPT를 접한 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의 챗GTP 사용은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4월 공개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학생들의 챗GPT 주요 사용 목적은 텍스트 요약 및 정보 정리(35%), 문제 해결 및 개념 설명(29%), 복습 및 학습 지원/정보 검색 및 조사(각각 28%) 등 순으로 나타났다.
취업 시장에서도 이러한 AI를 활용하는 취업준비생이 증가세다. 사람인이 최근 구직자 973명을 상대로 'AI 취업 준비 서비스 활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구직자 10명 중 4명(39.6%)이 AI를 취업 준비에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천국이 구직자 445명으로 대상으로 관련 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9명(89.2%)이 구직 시 AI 활용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미 한국 내 챗GPT 사용 경험률은 50.9%로, 미국(33.8%)과 일본(25.2%)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20대의 사회 진출이 가시화될수록 AI의 활용성이 전방위에 걸쳐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즈니스인사이드 보도에 따르면 해외 주요 기업들은 업무에서 생성형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맥킨지·BCG·딜로이트 등 컨설팅 회사들은 직원들의 연구, 데이터 분석 등에 챗GPT 기반 도구를 활용 중이며, 골드만삭스·JP모건 등 금융 산업에서는 챗GPT가 기업공개(IPO) 문서 작성, 투자 전략 수립 등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이에 발맞추어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임원 등을 대상으로 관련 AI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이제 업무 도입에 들어가는 추세다.
여기에 생성형 AI가 전자상거래 영역으로 시장을 확대해 사용성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오픈AI는 자사 검색엔진 '챗GPT 서치'에 제품을 검색 및 비교하고 구매 링크 알려주는 쇼핑 기능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한 정보통신(IT)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가 무서운 점은 적지 않은 월 구독료를 내면서도 한번 쓴 사람은 빠져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활용성과 정확성이 높고 중독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는 한국의 생성형 AI 시장 규모가 2023년 7330만 달러에서 2030년 7억200만 달러 규모로 약 10년 새 10배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