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교육청은 지난해 ‘폐교 재산 관리 및 활용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를 통해 폐교를 노인복지주택으로 활용하는 것을 허용했다. 하지만 임대 기한 제한으로 현실적으로 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검토했지만 건물을 짓고 운영하는 비용을 고려하면 20년 임대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의 폐교는 3955곳이다. 이 중 미활용 폐교가 1346곳이다. 방치되는 폐교 가치만 2조원이 넘는다. 폐교는 교통 등 생활 인프라가 좋은 곳에 있어 미활용으로 남겨두는 것이 낭비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관련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교육청도 폐교를 시니어타운 등으로 활용하고 싶지만 법으로 정해져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가 법을 바꿔야 하는 문제기 때문이다. 폐교 부지 활용을 두고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기도 쉽지 않다. 서울 화양동에 있는 화양초가 대표적이다. 2023년 2월 문을 닫은 화양초는 2년 넘게 임시주차장으로 방치돼 있다. 교육청은 청년을 위한 행복 기숙사로 개발하려고 했다. 하지만 주민의 반대가 커 지자체가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폐교가 되는 순간 활용 용도를 지자체와 협의해야 하는 게 가장 큰 난관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임대 부지로 용적률을 올려주면 소유권이 공공에 있고, 30~40년 쓰다가 건물을 공공기여하면 특혜 시비 등 논란이 될 것이 없다”며 “노인복지주택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을 고려해 장기간 임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