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밖에서 샐러드를 사먹을 땐 8000원은 줘야 하는데, '웰핏라운지'에선 4000원으로 먹을 수 있어요. 거기다 전문 코치가 무료로 식단도 짜주니 안 할 이유가 있을까요."(삼성E&A 공정설계팀 직원 이민정 씨)
지난 23일 찾은 서울 상일동 삼성E&A 지하 1층 웰핏라운지. 매장에 들어서자 헬스장에나 있을 법한 인바디 기계가 눈에 띄었다. 삼성웰스토리가 삼성E&A 임직원을 위해 마련한 이 공간은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임직원들에게 맞춤형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곳이다.
인바디를 통해 체지방률, 근육량 등을 측정하면 전문 코치와의 일대일 상담을 거쳐 저탄수화물식, 단백질강화식, 저칼로리식 등 맞춤형 건강식을 추천해준다. 추천받은 건강식은 웰핏라운지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

회사 밖에선 수십~수백 만원은 들여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지만, 삼성E&A 임직원에겐 누구나 무료다. 삼성E&A의 구내식당 위탁업체인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7월 임직원을 위해 웰핏스토리를 만들었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웰핏라운지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시중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고물가 속 건강한 한 끼를 위해 구매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했다.
20~30대뿐 아니라, 당뇨·고지혈증 등 성인병 유병률이 높아지는 40~50대도 웰핏라운지의 '충성고객'이다. 작년 말부터 웰핏라운지를 이용했다는 이대영 삼성E&A 프로(48)는 "웰핏라운지를 이용한 후 3개월간 5㎏를 감량했고, 체지방률도 정상권에 들어왔다"며 "퇴근 후 코칭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데, 회사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으니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 프로처럼 웰핏라운지를 이용한 삼성E&A 직원은 누적 600명에 달한다. 일대일 상담 특성상 많은 인원을 받을 수 없는데도 입소문이 나면서 이용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웰스토리는 올해 다른 사업장으로도 웰핏라운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들이 앞다퉈 초개인화 급식을 강화하는 건 구내식당 사업이 성장 한계에 다다르면서 서로 '뺏고 뺏기는' 시장이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업 구내식당은 사내복지'란 말이 나올 정도로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다. 차별화 마케팅을 펼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기업 구내식당은 포화 상태라 경쟁사엔 없는 독특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