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지면기사

현대차그룹, 美 120만대 생산체제…포드 잡는다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조지아주 엘라벨서 '메타플랜트' 준공식

年 30만대 생산…공장 증설해 20만대 추가할 계획
정의선, 현지 직원에 "여러분이 현대…함께 성장하자"

“우리는 단순히 공장을 짓기 위해 이곳에 온 게 아닙니다. 뿌리를 내리기 위해 왔습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준공식. 연단에 오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우리는 기술과 자동차에만 투자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관계에 투자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상징색인 파란색 반팔 티를 입은 HMGMA 근로자 200여 명은 정 회장의 영어 연설에 귀를 쫑긋 세웠다. 정 회장은 “이곳에서 여러분과 함께 성장하겠다. 여러분이 현대”라며 미국 투자를 계속 늘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연 10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연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HMGMA가 이날 공식 가동에 들어가면서다.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현대차)와 조지아(기아)에 각각 연 36만 대, 34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80억달러(약 11조7000억원)를 투입한 HMGMA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4배에 달하는 1176만㎡ 부지에 프레스와 차체, 도장 등 완성차 생산은 물론 부품 계열사와 배터리셀 합작 공장까지 들어섰다. 현대차그룹은 이렇게 미국 생산량을 늘려 다음달 3일부터 수입차와 핵심 자동차 부품에 부과되는 25% 관세 파도를 넘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먼저 HMGMA의 생산능력을 20만 대 늘리기로 했다. 호세 무뇨스 최고경영자(CEO·사장)는 이날 “HMGMA 준공과 동시에 20만 대짜리 새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리본 커팅(준공식)을 할 게 아니라 삽(착공식)을 떠야 할 것 같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증설이 완료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생산능력은 연 120만 대로 올라간다. 작년 미국 판매량(171만 대)의 70%가량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셈이다. 현지 생산 물량에는 관세가 붙지 않는 만큼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폭탄’ 부담을 덜 것으로 현대차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판매량 기준으로 미국 시장 ‘빅3’에 들어갈 발판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작년 미국 판매량(171만 대)을 유지한 상태에서 HMGMA 생산물량(30만 대)이 더해지면 지난해 미국 판매 3위인 포드(207만 대)와 엇비슷해지기 때문이다. 3~4년 뒤 증설(20만 대)이 끝나면 1위 제너럴모터스(GM·269만 대)와 2위 도요타(233만 대)도 추격 범위 안에 들어온다. 정 회장은 “약속대로 21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전역에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엘라벨=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5.04.19(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