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 오름세가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현재 시장 분위기상 원화는 아직 국내 정치 이슈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1490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3월 이후 글로벌 약달러 흐름이 나타난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 문제를 겪고 있는 튀르키예 리라화와 한국 원화만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며 "1월부터 환율 상승에 대한 베팅을 거둬들였던 옵션 시장에서도 이달 들어 탄핵 선고가 지연되자 환율 상승 베팅을 다시 늘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2일로 예정된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는 한국에 대한 관세율 수준에 따라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고율관세 부과 대상국으로 언급한 '지저분한(dirty) 15' 국가에 한국이 포함될 가능성이 원화 약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원화엔 부담이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좀처럼 하락하지 않는 데 대한 '거시경제(매크로)적' 이유는 없어보인다”며 “달러를 대체할 안전자산 통화로 매력이 부족했다는 정도의 설명이 가능하다”고 했다. 원화는 대표적인 위험자산이다. 달러화 약세가 나타나는 동안 유로화 등 다른 안전자산 가치가 급등한 반면 원화가치는 오히려 하락세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 심판 선고 이후 원·달러 환율이 내릴 가능성은 높지만 하락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구조적으로 증가한 상황이라 달러 매수 수요가 환율 하단을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올해 환율이 더디게 내려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2분기 1410원, 3분기 1390원으로 내렸다가 4분기에 1430원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는 탄핵 선고가 이달말~4월 초에 나올 경우 이후 약 3개월간 1450원대 환율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6개월~12개월 후 1435원 수준을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1430원에서 4분기 1360원으로 점진적 하락을 예상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