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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인줄 알았는데"…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우뚝? [정치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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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 정국서 지지율 치솟은 김문수
"'반짝'인 줄 알았는데" 선두권 장기화


탄핵 정국에서 지지율이 치솟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수 달째 차기 여권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상승세 초기에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좀처럼 지지율이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김 장관은 지난 21일 공표된 한국갤럽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여권 주자들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층으로부터 가장 많은 응답인 23%를 얻었다. 10%를 기록한 한동훈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이다. 김 장관은 보수층에서도 21% 응답을 얻어 선두를 달렸다.

김 장관은 갤럽 조사 국민의힘 지지층 및 보수층 대상에서 1월부터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먼저 1월에는 2주 차(국민의힘 20%·보수층 19%), 3주 차(국민의힘 18%·보수층 18%)에서 오차범위 안에서 선두 경쟁을 벌였고, 4주 차(국민의힘 28%·보수층 25%)에서 1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어 김 장관은 2월에서는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가 실시된 2주 차(국민의힘 30%·보수층 26%)부터 3주 차(국민의힘 25%·보수층 23%), 4주 차(국민의힘 26%·보수층 23%) 모두 다른 여권 주자들을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렸다. 3월도 1주 차(국민의힘 27%·보수층 24%), 2주 차(국민의힘 25%·보수층 23%)로 여권 1위였다.

김 장관의 지지율이 치솟았던 지난 1월만 하더라도, 정치권에서는 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결집한 강성 보수층의 여론조사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나타난 '신드롬'이라는 취지였다. 실제로 이 시기 탄핵 반대 현장 등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김 장관의 이름을 연호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런데 김 장관 독주가 멈추지 않고 석 달 가까이 이어지자, 그를 바라보던 정치권 시선도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나오면 지금 김 장관이 우세한 여론 지형이 뒤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던 반면, 최근에는 선고 이후에도 김 장관의 지지율이 공고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사정에 정통한 한 야당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김 장관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될 것 같다"고 단언했다. '당원 투표뿐만 아니라, 일반 여론조사도 반영되는 대선 경선에서 김 장관이 경쟁력이 있겠냐'는 물음에도 "4인 경선 구도에서는 김 장관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한 여권 관계자도 "처음에는 잠깐 '반짝'인 줄 알았는데, 이러다 진짜 김 장관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될 수도 있겠다 싶다"고 했다.

이 밖에 김 장관 지지율 흐름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여권의 다른 주자들이 출판이나 대학 강연 등 활발히 조기 대선 채비에 나서고 있는데도, 그렇다 할 대권 행보를 하지 않은 김 장관의 지지율이 더 높다는 점이다. 이는 김 장관의 지지 기반에는 윤 대통령 복귀를 바라는 강성 보수층이 많다는 점과 닿아있다. 이들은 조기 대선 채비에 나선 다른 주자들을 향해 "부모님 살아 계시는데 제사상 준비한다"고 비난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돌아올 것이기 때문에 조기 대선도 없다는 김 장관의 말이 그의 입장임과 동시에 전략"이라며 "여론의 바람을 탄 상황에서 행동반경을 넓힐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한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월 2·3주 차 16.3%, 1월 4주 차 16.4%, 2월 2주 차 16.1%, 2월 3주 차 14.1%, 2월 4주 차 14.5%, 3월 1주 차 14.2%, 3월 2주 차 13.4%, 3월 3주 차 13.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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