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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말씀 잘 듣는 학생보단…" 한은 총재의 깜짝 조언 [강진규의 BOK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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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와인재연구원 개원 콘퍼런스

이창용 "부모님 말씀 잘 듣는 학생보다
도전하는 사람 뽑아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입시 중심의 대학 교육시스템을 바꿔야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2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대우관에서 열린 인구와인재연구원 개원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청년들이 도전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할 수 없다"며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인재를 육성해 나가는 방향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구와인재연구원은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 문제와 보건·교육·노동 등 인재 문제를 융복합적으로 다루기 위해 설립된 곳으로, 의사이자 경제학자인 김현철 연세대 의대 교수(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부 교수)가 원장을 맡았다. 연구진으로는 지난 2023년 다산젊은경제학자상 수상자인 한유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와 정민규 연세대 의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경제연구원과 인구와인재연구원 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콘퍼런스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 총재는 "한국이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창의적 문제 해결능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며 "부모님의 말씀을 잘 따르고 주어진 요구에 순응하는 성향이 강한 학생보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키워야한다"고 강조했다.

인구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의 출산율이 지속될 경우, 인구는 50년 후 3000만명 수준으로 급감하고, 잠재성장률은 2040년대 0%대로 하락하는 '우울한 전망'을 피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인구 문제는 수도권 집중, 과열된 교육경쟁, 청년층의 고용·주거·양육 불안, 그리고 경직된 노동시장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구조적 문제들의 결과물"이라며 만병통치약은 없기 때문에 단기적인 어려움을 감수하고, 중장기적 노력을 시작하는 게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이민, 북한이탈주민,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진행됐다. 김현철 원장은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한국의 돌봄 문제의 해결책이 되기 위해선 임금이 월 100만~120만원 선이 돼야한다"고 짚었다. 현재 200만원이 넘는 임금으로는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원장은 이를 위해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가사도우미 비자를 따로 만들어 고용이 계속되는 한 체류기간에 제한을 두지 말것을 제안했다.

이종관 부원장(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은 "이민자 유입은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생산성 저하를 막는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인력 활용을 위해 현재 내국인을 구인한 후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는 '보충성 원칙'을 폐지하고, 300인 이상 또는 자본금 80억원 초과 제조업 등을 대상으로 쿼터를 신설해 고숙련 인력의 유입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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