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지면기사

공포지수 7개월來 최고치…골드만, 美 성장률 2.4→1.7% '빅컷'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경기침체돼도 관세 강행"…트럼프 입에 시장 쇼크

경제침체 확률 확 높아져
인플레 조짐에 소비까지 둔화
극단적 관세가 불확실성 키워
일부선 "경기침체 3월 시작됐다"

증시 전망은 엇갈려
파월 "美 경제 견조한 성장세"
연말 S&P지수 4200 vs 7100

미국 경제가 올해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월가에서 확산하고 있다. 최근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경기 지표가 잇따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다.
◇ ‘美 침체’로 기우는 월가
트럼프 행정부가 12일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다음달 2일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하는 등 관세 정책에 속도를 내면서 월가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여 잡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0일(현지시간)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1.7%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에게 보낸 메모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에 대한 우리의 가정이 상당히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이 올해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도 15%에서 20%로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훨씬 더 나쁜 (경제)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관세)정책에 전념한다면 침체 확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간체이스는 올해 초만 해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을 30%로 봤지만 최근 40%로 높여 잡았다. 브루스 카스만 JP모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극단적인 정책으로 인해 미국이 올해 경기 침체에 빠질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업체 야데니리서치는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다는 확신이 20%에서 35%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1.5%, 2026년 1.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 위험한 美 경제 지표
월가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회의론이 커진 것은 관세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공개된 각종 경제 지표에서 심상찮은 추세가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부문에서 경기 둔화 징조가 두드러진다.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98.3(1985년=100 기준)으로, 1월 대비 7포인트 하락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도 지난달 64.7로 1월(71.7)보다 7포인트 떨어졌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은 지난 6일 미국 경제가 올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2.4%)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발 관세 공포’까지 겹치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것이다.

‘미국 경제는 괜찮다’는 낙관론도 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이달 7일 공개연설에서 “미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해왔다”고 했다. 시장에선 오는 18, 19일 열리는 Fed의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95%로 보고 있다. 경제 상황이 Fed가 당장 금리를 내려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월가 업체인 캐피털이코노믹스도 올 1분기엔 미 경제가 역성장(-1.9%)하겠지만 2분기엔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 “S&P500, 4200 갈 수도”
미 증시 전망은 엇갈린다. 당초 월가에선 올해 S&P500지수가 지난해 상승률(23%)만큼은 아니지만 연평균 상승률(약 10%) 정도는 달성할 것으로 봤다. 투자회사인 오펜하이머는 올해 말 S&P500이 7100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단순히 협상용으로 쓰는 게 아니며 경기 침체나 증시 하락을 감수하더라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BCA리서치는 S&P500이 올해 420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회사는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접어들었을 확률이 50%”라며 “경기 침체가 3월부터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5.04.19(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