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2월 24일 개전 이래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이 끝이 보이자 재건 수혜주가 들썩이고 있다. 전진건설로봇, 에스와이스틸텍, SG, 대동기어 등 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대장주에 속하는 HD현대건설기계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코스피 시가총액(1조2869억원) 208위인 이 회사의 주가는 22일 7만300원으로 3년 1개월 만에(2022년 2월 24일 3만3200원) 111.75% 올랐다. 당시 1억원을 투자했다면 주식 잔고는 약 2억1100만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지난달 13일엔 52주 최고가인 9만1500원을 장중에 기록해 대장주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이 회사의 모태는 1985년 발족한 현대중공업 건설장비 개발실이다. 이후 2000년 국내 최단기간 건설장비 생산 5만대를 돌파했고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독립 출범한다. 2022년 판교 GRC(Global R&D Center)로 본사 이전했고 2023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한다.

22일 회사 관계자는 “주요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전략 기종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있다”며 “4월 초 그룹 건설장비 부문의 기술력을 결집한 차세대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상반기 스마트 팩토리 기반의 울산 캠퍼스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에 버금가는 제조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는 자체 평가다.
최근 5년간 실적은 우상향이다. 2020년 매출 2조3905억원, 영업이익 874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3조4381억원, 영업이익 1904억원으로 4년 만에 각각 43.82%, 117.85% 증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매출 3조5920억원, 영업이익 2020억원을 전망했다. 사측은 5년 내(2030년) 매출 6조원 이상,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이익률은 5.26%였다.
총 주식 수는 1830만5586주로 HD현대사이트솔루션(지분 35.64%) 외 특수관계인 5인이 지분 38.91%를 확보한 최대주주다. 국민연금공단 9.99%, 자사주 3.86%, 외국인 15.55%로 유통 물량은 30%가 넘는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 2642억원, 유형 자산 9030억원이다.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제품 라인업 확대 및 딜러 네트워크망 강화로 글로벌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다. 또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 인도, 브라질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하며 지역별 특성과 시장 요구를 고려한 맞춤형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제조 경쟁력이다. 특히 인도의 경우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위가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러-우 전쟁 등 지정학적 이슈와 유럽·북미 등 선진국의 건설기계 시장 침체 지속 땐 실적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HD현대건설기계는 회사의 이익 및 투자 계획 등 재무적인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별도 당기순이익의 30% 수준을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하고 있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주주환원율을 48%까지 추가 확대하고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일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증권사들은 우호적인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측이 올해 실적 전망치를 매출 3조7473억원(전년 대비 9% 증가), 영업이익 1946억원(2.2% 증가)으로 제시했다”며 “경영계획상 환율이 13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그 이유로 “북미 메가 딜러 구축 및 독일·프랑스 유효 커버리지 확대와 멕시코·칠레 중심 판매 거점 활성화, 북미·유럽 커스터마이제이션 센터(Customization Center) 강화, HD현대인프라코어(HDI)와 교차 판매를 통한 80t 이상 대형 라인업 확충 등 성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인도 굴착기 점유율 2위(17%)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3연임 이후 인프라 투자의 수혜를 지속적으로 받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인도는 생산성 향상을 통해 영업이익률이 하이 싱글(10% 이하 근접) 까지 올라갈 것으로 추정했다. 하반기 신규 MEX 현지 모델 개발 및 역외 수출 확대를 통한 성장 지속을 기대하며 목표주가는 8만8000원으로 상향했다. 현 주가 대비 25.18% 상승 여력이 있는 것이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PPP(공공-민간 파트너십)를 이용하거나 원조를 받아야겠지만 전쟁 이전 우크라이나의 GDP(국내총생산)는 약 1500억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모든 원조를 받을 지도 의문이다”며 “재건 기간은 총 10년이 소요될 텐데 우크라이나 모든 지역에 대한 연간 총 투입 금액은 400억~500억달러 수준에 불과할 것이다”고 했다. 유럽·미국 등 우크라이나 원조 국가의 다양한 굴삭기 메이커와 경쟁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꼽았다.

'1500만 개미'와 함께 달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주식 계좌가 빨간불이 되는 그날까지 재미있는 종목 기사 많이 쓰겠습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에서 윤현주 기자 구독과 응원을 눌러 주시면 기사를 매번 빠르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