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협상의 여지가 없다”며 캐나다·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강행했다. 이는 수십 년간 이어진 북미지역 내 자유무역 체제가 끝났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는 그가 스스로 체결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관세 부과로 캐나다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5%, 멕시코는 3%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장 3개국에 걸쳐 생산망을 형성해온 미국 내 자동차업체는 생산비 대폭 상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신차의 약 4분의 1은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조립됐다. 테슬라도 부품의 약 20%를 멕시코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평균 미국 자동차 가격이 약 3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차 가격 상승이 예고되자 중고차 가격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구리와 목재에 관해서는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관세 부과를 위한 전초전이다. 농산물 관세와 상호관세는 4월 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상호관세는 교역 상대국이 많은 만큼 시차를 두고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가 동시에 부과되면 미국의 관세장벽은 상당히 높아진다. 한국이 10% 상호관세를 받고 자동차에 25% 관세가 적용되면 울산에서 생산한 현대자동차는 미국으로 수입될 때 35% 관세를 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는 간단하다.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변경 자체가 주는 불확실성이 투자 결정의 걸림돌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폴 제이컵슨은 “(정책에 따라) 사업체를 이리저리 옮기느라 수십억달러씩 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