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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만으론 성장률 못 높여…추경 필요하지만 20조 넘으면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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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P 인하…2년4개월 만에 기준금리 2%대로

경기 하방 리스크 커져
무너진 '내수 살리기'에 방점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금리 내려
환율·물가·부채 따져 추가 인하

추경은 일시적 진통제일 뿐
20조 추경, 성장률 0.2%P 올려
그보다 많으면 재정건전성 문제

“경기 면에서는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하만으로 성장률을 높일 수는 없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재정정책이 없는 상황에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금리를 더 낮추면 환율과 가계부채 등 금융 안정과 물가 안정 기조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재정정책과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통화정책 공조 필요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연 2.75%로 인하했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1.6~1.7%에서 1.5%로 낮췄다. 한은은 성장의 하방 위험이 더 커진 점을 추가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이 총재는 “외환시장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상승률 안정세,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경기가 크게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한은이 이날 제시한 올해 성장률 1.5%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국제통화기금(IMF·2.0%), 정부(1.8%), 한국개발연구원(KDI·1.6%) 등의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총재는 “1.5% 성장률에는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경로가 이미 반영돼 있다”며 “이보다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선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재정정책이 역할을 하기 위해 15조~2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 필요하다고 다시 언급했다. “성장률을 0.2%포인트가량 높일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추경을 할 때가 아니라는 KDI 주장에는 “경기 우려를 계속 제기하던 KDI가 추경이 필요 없다고 한 것은 의아하다”고 했다.

다만 20조원을 넘는 대규모 추경에 대해선 “부작용이 크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오는 35조원 추경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추경은 단기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질 때 보완하는 역할”이라며 “진통제를 갖고 (경제를) 훨훨 날게 하려는 것은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추경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면 내년엔 그보다 많은 재정을 써야 성장률이 올라간다”며 “계속 더 많이 하면 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된다”고 우려했다.
◇“금리 1~2회 추가 인하”
이날 이 총재는 올해 한은이 1~2회 정도 금리를 더 내릴 것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시장에서 이달을 포함해 2~3회 인하를 기대하고 있는데 저희 가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하 속도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것은 같은데 빠른 속도로 내릴 것이냐, 상황을 보면서 조절할 것이냐는 다르다”며 “(한은은) 환율과 물가, 가계부채에 주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8월과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결정도 적극 변호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8월엔 가계부채, 지난달엔 환율 문제 때문에 (인하를) 한 달 늦춘 것”이라며 “인하 기조를 유지하면서 잘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이날 금통위 결정과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를 다소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으로 받아들였다. 금리를 내리면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메시지를 낼 것이란 예상과 달리 중립적인 발언이 많았다고 봤다. 시장의 예상과 한은의 가정이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도 나타났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보다 3원 오르는 데 그치면서 1430원4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14%포인트 내린 연 2.596%에 마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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