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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수족냉증인 줄 알았는데…"피부 괴사할 수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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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수족냉증 심하면 '자가면역질환' 레이노증후군 의심

겨울에 날씨 추우면
혈관 수축하면서
손발로 가는 혈류↓

손발 파래질 정도면
혈관이 막히면서
시림·저림 등 발생

발보다 손에 흔해
조직 괴사 위험까지

약물로 치료하거나
교감신경 끊기도

날씨가 추워지면 유독 손발이 차가운 수족냉증 탓에 활동까지 움츠러드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 손발이 파랗게 변할 정도로 수족냉증이 심하다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피부 조직 괴사 등으로도 악화할 위험이 있는 레이노증후군이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에서 월별 레이노증후군 환자가 가장 많았던 때는 3월(2085명)이다. 2월(1970명), 1월(1968명), 4월(1755명), 12월(1740명) 순으로 의료기관 방문이 많았다. 겨울부터 환자가 늘기 시작해 초봄께 정점을 이루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낮은 기온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손발 등 말초 부위로 가는 혈류가 줄어든다. 출산이나 폐경 등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 탓에 손발이 차가워지기도 한다. 단순한 수족냉증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안중경 강북삼성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레이노증후군이 몇 년간 지속되면서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드물지만 혈관이 막혀 피부 궤양이나 조직 괴사 등이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레이노증후군이 있으면 감정이 격해지거나 추위 등에 노출될 때 손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해 말단 부위 색이 변한다. 찬물에 손발을 담글 때,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을 때 하얗게 변하다가 빨갛고 파래지는 ‘레이노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1862년 이 질환을 처음 발견한 프랑스 의사 모리스 레이노의 이름을 본떠 레이노증후군이란 병명이 붙었다. 증상은 발보다 손에 더 흔하다. 초기엔 손가락 한두 개만 시린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 많다. 점차 손 전체로 시린 증상이 번지고 저림, 통증 등을 함께 느끼게 된다. 다만 이런 환자도 엄지손가락엔 시린 증상을 많이 호소하지 않는 게 특징 중 하나다. 따뜻한 환경으로 옮기면 증상은 바로 나아진다.

레이노증후군은 발병 원인에 따라 1차성과 2차성으로 구분된다. 특별한 원인 없이 생기는 1차성이 전체 환자의 70%가량을 차지한다. 젊은 여성에게 레이노증후군이 있다면 1차성일 확률이 높다.

다른 분명한 원인으로 레이노증후군이 생겼다면 2차성으로 분류된다. 전신경화증, 류머티즘 관절염 등 특정 질환 탓에 레이노증후군이 생긴 환자다. 고혈압, 부정맥, 심부전 등을 치료할 때 쓰는 베타차단제 약물로 인해 레이노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2차성 환자는 1차성 레이노증후군보다 증상이 심하다. 일부는 말초 조직 괴사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레이노증후군은 류머티즘 질환보다 먼저 나타나거나 동반돼 류머티즘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는 데도 중요한 지표가 된다.

레이노증후군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원인 질환을 파악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 혈액 속 세포핵 단백질을 공격하는 물질이 있다면 자가면역질환인 류머티즘 관절염 등을 원인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 4~6도 정도 차가운 물에 2분간 양손이나 양발을 담근 뒤 온도를 측정하는 한랭부하검사도 진단에 활용된다.

치료가 필요한 단계라면 혈관확장제 등으로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약제도 치료에 활용한다. 약물로도 낫지 않고 증상이 심하다면 교감신경을 끊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혈관은 교감신경의 영향을 받아 수축된다. 이런 신경을 차단해 혈관 수축을 막는 것이다.

생활 습관 교정도 필요하다. 평소 손발이 찬 증상이 심한 사람이라면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는 것처럼 간단한 동작을 할 때도 장갑을 활용하는 게 좋다. 설거지 등을 할 때는 온수를 사용하고 겨울에 옷을 따뜻하게 입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의 신문 - 2025.02.21(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