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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팬 끌어모은 쿠팡플레이, AI 중계한다 [정지은의 산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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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중계 넘어 AI 볼거리로 차별화
실시간 경기 분석·선수 움직임 추적
지난해 K리그 시청량 166% 급증
쿠플픽 등 자체 콘텐츠로 대중화

스포츠 중계·관람 지형 달라져
OTT 스포츠 차별화 경쟁 계속


쿠팡플레이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K리그’를 중계하고 나섰다. 단순히 경기를 중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볼거리, 즐길 거리를 더 만들어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에서다.
○AI 기술로 스포츠 중계 ‘이색 시도’
2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올해 K리그 중계에 처음으로 AI 기술을 도입한다. 22일 개막전부터 AI로 실시간 경기 분석 데이터를 제공한다. AI로 선수들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추적하면서 해설하는 형태의 첨단 중계 시스템도 선보일 계획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가 스포츠 중계에 AI를 전격 활용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쿠팡플레이는 콘텐츠 차별화 방안의 일환으로 이 같은 투자 및 기획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플레이가 특히 K리그에 공들이는 것은 관련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의 지난해 K리그2 시청량은 2023년보다 16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부터 3년간 중계한 기록을 통틀어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 K리그1 시청량도 전년 동기보다 65% 높았다.
○K리그 콘텐츠, 풍성하게 진화
업계에선 쿠팡플레이가 K리그 중계를 단순 경기 시청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요소까지 결합한 형태로 발전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적이지만 일반 대중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해설을 제공한 게 팬을 끌어모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더한 자체 제작 콘텐츠 ‘쿠플픽’과 게스트를 포함해 풍성하게 구성한 ‘프리뷰쇼’ 등을 선보이면서 스포츠 콘텐츠를 진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쿠플픽 PD는 “전통적인 축구 중계의 틀에서 벗어나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K리그는 유럽 리그에 비해 경기력이나 인지도가 낮다는 편견을 극복하려고 전문성을 보강하면서 재미 요소를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쿠플픽은 경기 1시간 15분 전부터 프리뷰쇼를, 하프타임에는 광고 없이 ‘하프타임쇼’를 진행한다. 경기와 관련된 즐길 콘텐츠로 총 3시간을 꾸리는 식이다. 통상 축구 중계방송이 전·후반 각 45분간 진행하고, 하프타임 15분간 광고를 송출하는 것과 다르다. 또 지난해엔 배우 지예은, 김아영이 게스트로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아영이 출연한 쇼츠(짧은 영상)는 조회 수가 1000만 건을 넘었다.

스포츠 중계·관람 지형을 바꾸는 데 쿠팡플레이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쿠팡플레이는 경기 해석에 대한 전문성은 기본이고 본경기 전후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제공한다”며 “기존 스포츠 팬덤만 보던 중계가 일반 대중 누구나 즐기는 엔터테인먼트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한웅수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도 “쿠팡플레이 덕분에 K리그가 한 단계 발전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스포츠 팬덤 공략 나선 OTT
일각에선 넷플릭스, 티빙 등 주요 OTT의 스포츠 콘텐츠 차별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넷플릭스는 프로복싱 헤비급 경기를, 티빙은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를 각각 중계하고 있다.

이들이 앞다퉈 스포츠 중계를 강화하는 것은 안정적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단단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인기 스포츠 리그 중계로 볼거리를 확장하려는 것이다. 충성도 높은 구독자를 대거 확보할 기회인 셈이다. 쿠팡플레이는 K리그 외에도 아시안컵,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앙 등 다수의 프로축구 중계로 축구 팬 사이에선 필수 OTT로 통한다.

스포츠 콘텐츠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장점이기도 하다. 중계권료 자체는 높지만 일단 구매하면 시즌을 통째로 활용할 수 있다. 중계 인력과 해설진 구성을 제외하면 인건비도 적게 든다. 업계 관계자는 “드라마나 영화 제작에 투입하는 비용과 비교하면 스포츠야말로 가성비 좋은 흥행 보증 콘텐츠”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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