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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이 1조원 이상을 상조업에 투자하려는 건 상조업의 현금 흐름이 견조한 데다 상조업과 다른 사업 간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해서다. 프리드라이프는 작년 3월 기준 선수금 규모가 2조3000억원으로 업계 1위다. 2023년 기준 매출액 2295억원, 영업이익 757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현금 창출력도 양호하다. 지난해 웅진그룹 영업이익(310억원)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다.
웅진은 상조업이 이른바 ‘사업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삼정KPMG에 따르면 상조산업은 장례 서비스가 주축이던 1세대, 상조 상품과 전자제품 등을 묶어 파는 결합 상품이 등장한 2세대를 지나 전환상품 중심의 3세대로 진화하고 있다.
통상 상조 가입자는 10년간 500만~700만원의 선수금을 할부식으로 내고, 장례를 치르게 되면 선수금으로 장례비를 충당한다. 하지만 만기 시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으면 그간 냈던 선수금을 돌려받는다. 전환상품은 이를 환급받지 않고 해외여행이나 리조트 회원권, 의료 서비스 등으로 갈아타는 것을 뜻한다.
이미 상조업계는 전환상품을 둘러싸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행사를 보유한 교원그룹은 시니어 한 달 살기 여행 프로그램을 내놨다. 대명소노는 방대한 호텔·리조트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전환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는 웅진 역시 적립금을 웅진씽크빅이나 웅진플레이도시가 보유한 교육·놀이 콘텐츠를 구입하도록 전환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본다. 건강기능식품(웅진헬스원)과 골프장(렉스필드) 등 다른 사업과도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전환상품을 통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상조업의 매력”이라며 “결국 웅진이 인수액 조달 비용을 넘어서는 사업 시너지를 낼지가 이번 거래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정환/최한종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