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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 인사 중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19일 나경원·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이 주관한 ‘2030·장년 모두 Win-Win하는 노동개혁 대토론회’ 기조연설을 맡았다. 이 자리에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포함해 국민의힘 의원 58명이 참석했다. 현역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절반 이상이 참석한 셈이다. 나 의원이 개회사를 하면서 “너무 많은 의원님이 함께해주셨는데, 역시 (여론조사) 1등이신 분이 오셔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김 장관은 토론회가 끝난 뒤 30여 분간 기자들과 질의응답도 이어갔다. 김 장관은 정년 연장 정책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과정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공직자가 깨끗하지 않으면 온 나라가 더러워져 국민이 살 수 없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지난 12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한 윤재옥 의원 주최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가 화제였다. 오 시장이 발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48명에 달하는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했다. 김 장관, 오 시장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가 이어지자 일부 여권 인사는 두 토론회 참석자를 비교·분석하기도 했다.
야권에선 18일 친문재인계 핵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행정수도 세종 이전 추진 방안’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야권 국회의원 10여 명이 모였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어지는 잠룡들의 토론회 참석에 대해 “여야 정치인 모두 공개적으로 대선 행보를 시작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다들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싶어 하는 게 사실”이라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지지층의 반발을 피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이 토론회”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수 의원이 참석한 모습을 언론에 노출하면서 자신의 세를 드러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토론회에 참석한다고 무조건 해당 정치인과 가깝다고 볼 수는 없지만, 잠룡들 입장에선 참석 의원 수를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