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감실업률은 일하고 있지만 근무 시간을 늘리고 싶거나, 구직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일할 수 있는 청년 등을 포함한다. 지표 자체는 2021년 1월 27.2%를 정점으로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작년 12월부터 반등이 시작됐고, 지난달 상승폭이 커졌다.
청년 고용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은 경기가 부진한 탓이 크다. 작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3% 증가한 이후 저성장 기조가 이어졌다. 2분기 -0.2% 역성장에 이어 3분기와 4분기에는 0.1% 성장에 그쳤다. 고용은 경기의 후행지표인 만큼 악화한 경기가 시차를 두고 고용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력직을 우대하는 채용 환경이 20대 청년의 고용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비경력자의 상용직 취업확률(실업자와 임시·일용직 근로자 중 한 달 이내에 상용직에 취업한 비율)은 2021년 1.4%로 경력자(2.7%)의 절반에 그쳤다.
2010년만 해도 두 집단의 취업확률은 각각 2.4%와 2.7%로 격차가 0.3%포인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게 되면서 비경력자만 취업확률이 1%포인트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력자 선호 현상은 첫 취업 연령을 30대 이후로 이동시키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20대와 30대의 고용률 격차 17%포인트 중 7%포인트가 경력직 선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이런 20대 취업난이 이들의 평생소득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경력직 채용이 늘어나 생애 총 취업기간은 평균 21.7년에서 19.7년으로 2년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급여 감소로 직결된다. 사회초년생이 노동시장 진입 시점에 기대할 수 있는 평생소득의 현재가치(연 5% 이자율로 할인)는 기존 3억9000만원에서 3억4000만원으로 13.4% 감소한다.
일자리 시장이 이렇다 보니 지난달 뚜렷한 이유 없이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통계가 청년층에서 전년 동월 대비 9개월 연속 증가해 43만4000명을 기록했다.
경력이 아니라 실제 직무에 따라 급여를 정하는 직무급제 도입, 퇴직 후 재고용 등 고용유연화 장치 마련 등이 선행된 뒤 정년 연장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이명박 정부 때 졸속 추진된 임금피크제가 고령층 노동력 확보에도, 청년층 취업 확대에도, 기업의 비용 절감에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