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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라 다카시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지사(사진)는 지난 13일 현청을 찾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TSMC 유치 후 고용과 투자, 소비가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TSMC 공장이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을 두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반도체 관련 기업 유치 효과다. 그는 “TSMC가 진출을 결정한 2021년 11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신·증설을 결정한 반도체 관련 기업이 구마모토현에서만 62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구마모토현이 속한 규슈 지역 전체로는 이보다 투자 규모가 더 많다.
둘째, 해외 자본 유치 효과다. 기무라 지사는 “일본은 30년간 경제가 성장하지 않았다”며 “외국 자본에 문을 열어주지 않는 등 갈라파고스처럼 꼭꼭 숨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TSMC에 문을 연 뒤 대만과의 비즈니스가 크게 확대됐다고 했다. 그는 “국제선이 새로 생겨 대만 관광객이 찾아오고, 여기서도 대만에 간다”며 “귤·딸기 등 농산물의 대만 수출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TSMC 유치 과정에서 구마모토현이 쏟은 노력도 소개했다. 기무라 지사는 “TSMC 측이 ‘중요한 것은 직원 자녀가 다닐 학교’라고 했다”며 “기존의 작은 국제학교를 확장하고, 일본인 학교에 영어 교육 코스를 만들고, 대만어 통역사를 배치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가동 중인 TSMC 1공장과 건설 중인 2공장에 이어 3공장 유치 의지도 밝혔다. 그는 “3공장을 반드시 유치하고 싶다는 의사를 (TSMC에) 전달했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3공장을 통해 최첨단 2~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산학협력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기무라 지사는 “구마모토대와 기업이 손잡고 칩을 3D(3차원)로 만들어 효율화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일본은 아직 반도체 후공정과 초기 설계가 약하기 때문에 그 부분도 강화해 상류에서 하류(공급망의 맨 윗단에서 아랫단)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한국과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는 생각도 밝혔다. 구마모토현은 1983년 충청남도와 자매결연을 맺고 43년째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구마모토=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