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전세살이 30대, 더 늦기 전에 집 사야" [송승현의 부동산 플러스]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30대가 부동산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올랐습니다. 단순히 내 집 마련을 위한 움직임이 아니라,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적극적으로 기회를 선점하는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지난해 거래된 아파트 49만2052가구 중 30대 매입자는 13만973가구(26.6%)로 40대(26.2%)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최다 매입자가 됐습니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금융 환경과 주거 안정성에 대한 인식 변화, 부모 세대의 자금 지원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전세 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30대는 '언젠가 집을 사야 한다'에서 '지금 당장 사야 한다'로 사고방식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가 3만 명을 넘어서며 전세제도의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했고 이에 매매로의 전환이 가속화됐습니다. 다만 이런 변화가 과연 30대에게 유리한 선택인지 신중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작년 도입된 특례보금자리론이 30대의 매입세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는데 이러한 금융 지원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불투명합니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30대의 특성을 고려할 때 향후 금리 인상이나 대출 규제 강화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최근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월세 가격이 오르면서 30대가 주택 매매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2025년 1월 기준 월세 비중은 59%로 2021년(42%)과 비교해 17%포인트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120.9로 집계되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죠. 높은 월세 부담을 견디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매매를 선택하려는 30대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다시 반등했고 학군지와 역세권을 중심으로 전셋값 역시 뛰었습니다. 전셋값 상승과 함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높은 보증금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30대는 월세로 전환하기보다는 매매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본다.

국토부는 2025년 하반기부터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100%에서 90%로 축소하고, 대출자의 소득과 기존 대출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조치는 전세 시장에서 더욱 많은 30대가 매매로 이동하는 촉진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거주 목적이라면 시장 변동성에 휩쓸리지 말고 입지와 학군, 교통 인프라를 고려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C 노선 등 교통 인프라 개선이 예정된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투자 목적이라면 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금리 변동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전략이 필요합니다. 과거와 같은 급격한 가격 상승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단기 투자를 고려하기보다는 장기 보유 전략을 세우는 것이 유리하겠습니다.

'지금 집을 사야 할까?' 라는 고민을 하는 30대라면, 단순히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경제 흐름과 정책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0대의 선택이 향후 부동산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5.02.21(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