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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3만명 몰렸다더니 2배 '껑충'…호남 민심 확 달라졌나 [신현보의 딥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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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정권연장론·與 지지율 상승세
최근 두 자릿수…계엄 전후로 2배↑
"지지율 90% 돼야" 비상 걸린 野
보수후보 득표율 두자릿수면 당선
호남 與지지가 전체 득표율에 영향



호남에서 정권 연장론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정권 연장론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모두 호남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일찌감치 '대선 모드'에 들어간 더불어민주당이지만, 당 안팎으로 우려가 제기된다. 18대·20대 대선에서 보수 후보가 호남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하고 당선된 전례가 있기 때문에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여론까지 심상치 않자 민주당은 호남 민심 수습에 나섰다.
심상치 않은 호남의 분위기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리얼미터 2월 2주차 여론조사 결과 호남에서 여당 지지율은 29.3%로 집계됐다. 계엄 전인 여론이 반영된 지난해 12월 1주차 여론조사 때(15.5%)와 비교하면 약 2배가량 상승한 셈이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여당의 호남 지지율이 20%대 후반을 기록한 것은 20대 대선 직전 조사 후 처음으로 파악된다. 그간 자동응답시스템(ARS) 조사에서 호남 지지율이 상승세라거나 40%에 육박한다는 조사가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3대 여론조사 중 하나인 리얼미터에서도 상승 기류가 나타나 이목이 쏠린다.

호남에서 정권연장론 대 정권교체론은 33.9% 대 64.8%로, 정권연장론이 2달 만에 약 2배가량 늘었다. 정권교체론은 같은 기간 15%포인트나 떨어졌다.

전화 면접 조사원(CATI) 조사인 한국갤럽에서도 계엄 전 한 자릿수에 머물던 여당 지지율이 최근 1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연장론도 1월 3주차 10%에서 14%로 소폭 늘었다. 조사상 기법에 따라 수치상 차이는 존재하지만 상승 기류가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관측된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과거 진보계 인사들과 회동을 갖는 것도 호남 민심을 사수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한국사 일타강사 전한길을 비롯해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여권 지지층이 광주에서 시위를 가지는 등 행보도 '스윙보터'인 호남 20·30세대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풀이도 잇따른다. 15일 광주 금난로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는 3만명이 몰린 반면, 찬성 집회에는 1만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朴·尹 호남 대선 득표율에 엄습하는 野의 불안
민주당 내에서도 최근 호남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박지원 의원은 전날 가진 광주 지역 언론사 간담회에서 "차기 대선은 50대 49의 박빙"이라고 규정하며 "호남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남에서 야권 후보 지지율이 90% 이상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의 주장은 근거가 없지 않다. 18대 대선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5%, 20대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13%의 득표율을 호남에서 올리면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양자대결 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경우 호남의 여당 후보 지지가 전체 득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이날 KBS광주라디오 '출발 무등의 아침'에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호남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몇 퍼센트로 이기는가가 중요한데 지난 대선 기준으로 했을 때 그 기준으로 보더라도 지금 여론조사가 민주당이 안심할 수치는 아니다"고 말했다.

기사에 언급된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리얼미터 7.2%, 한국갤럽은 16.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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