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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ETF를 구성하는 주요 조선주가 동반 급락한 영향이 컸다. HD현대중공업이 8.61%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삼성중공업(-5.22%), HD한국조선해양(-4.65%), HD현대미포(-3.69%) 등도 줄줄이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 코스닥지수가 각각 0.31%, 0.94%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의 집중 매도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HD현대중공업이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에 올랐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8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각각 2위와 4위를 기록하며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됐다.
그동안 조선업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업종으로 평가받아왔다. 상선은 국제적으로 무관세 품목일 뿐 아니라 미국 조선사들과 경쟁 관계에 있지 않아 미국이 관세를 부과해도 실익이 적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신조선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초대형 유조선 등은 사실상 한국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해군준비태세 보장법’ 발의 소식도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 법안은 미국과 상호 방위조약을 맺은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거나 부품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혜 기대가 커졌다. 미국 해군은 향후 30년간 360척을 신규 구매할 계획이며, 연평균 358억달러(약 47조7000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 조선소 전체의 연간 신조 시장 규모에 준하는 시장이 특수선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는 셈이다.
저가 매수 기회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변화할 에너지 정책에 따라 LNG 운반선 투자가 강화되는 세계적 추세는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해군준비태세 보장법과 관련해 “의회 통과에 이어 미 해군 함정 발주까지 시간적, 정치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도 “미 입법, 행정당국의 정책적 스탠스 변화와 미 해군 함정 발주 가능성이 점차 표면화하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