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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SNS를 통해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발생하는 수백만 명의 죽음을 중단하길 원한다는 데 동의했다”며 “양측 협상팀이 (종전) 협상을 즉각 개시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는 강력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두 정상이 1시간30분에 걸쳐 통화했다고 확인했다. 두 정상 간 통화가 공식 확인된 것은 우크라이나전이 발발한 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한 뒤 “그(젤렌스키)도 푸틴처럼 평화를 이루고자 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머지않은 미래에 휴전하게 될 것”이라며 “조만간 푸틴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종전안은 밝히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에 “실용적이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2014년 이전 수준으로 영토를 회복할지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일부 (영토는) 되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문제나 러시아 점령지와 관련해 러시아의 요구를 대폭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러시아는 2014년 당시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데 이어 2022년 우크라이나 본토를 침공해 영토의 20%가량을 점령한 상태다.
종전 협상이 시작되면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대한 국내 기업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미국을 통한 우회 지원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무기를 제공해 왔기 때문에 재건 사업이 본격화하면 한국 기업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종전 협상 개시 소식에 종합기계 회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가 14% 뛰는 등 우크라이나 재건 수혜주로 거론되는 종목이 급등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