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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주가는 올해 들어 107.50% 급등했다. 조선업이 ‘슈퍼 호황 사이클’에 들어선 가운데 미국 해군 함정 건조·수리 사업을 동맹국이 맡을 수 있게 허용하는 법안까지 미국 의회에서 발의되며 주가가 치솟고 있다. 지난해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올 들어 58.04% 올랐다. 지난해에도 150% 가까이 급등했지만 매 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보여주며 고공 행진하고 있다. 다연장 로켓 천무와 K-9 자주포 등이 수출 호조세를 나타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8925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22% 급증했다.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296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순매수 종목 상위 3위(2960억원)에 올랐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시총 상위주가 힘을 쓰지 못하는 장세에서 한화그룹주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전격적인 인수합병(M&A) 결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2014년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인수해 방산 입지를 다졌다. 당시 그는 “한 나라가 독립국가로 살아남으려면 식량과 에너지, 방산 물자 자립이 필요하다”며 인수를 주도했다.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미국 조선 건조 및 정비를 위한 전초기지를 확보하자는 결정도 김 부회장의 결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주요 기업이 국내 증시 주도주로 떠오르면서 방산과 조선 외 다른 자회사 주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이날 한화비전은 가격 제한 폭까지 올랐다. 전날 5% 넘게 상승한 한화갤러리아는 이날도 13.36% 올랐다. 한화생명도 7.57% 뛰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주가 상승세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백화점 실적이 부진한 한화갤러리아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다.
심성미/김우섭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