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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HBM 수출 급감…"주가, 계절적 수요에 민감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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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Aicel
데이터는 말한다

1월 수출액 30% 줄어
21개월 만에 최대폭
대만 수출액은 반토막

"고속성장하는 HBM도
계절성 나타내는 신호"

HBM 키워드 검색량
주가 약세 이후 주춤

한경에이셀은 한국 최초의 대체 데이터 플랫폼입니다. 한국경제신문은 '한경Aicel 데이터는 말한다' 기사를 매주 월요일 정기 연재합니다. 데이터 저널리즘에 기반한 빠르고 정확한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SK하이닉스의 1월 복합구조칩(MCP) 수출금액이 전달 대비 3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MCP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모바일용 메모리를 포함하는 고용량 칩 품목 코드다. 전문가들은 지난 2년간 빠르게 성장해온 HBM 시장이 계절적 수요 변동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TSMC에 보내는 칩 수출 ‘반토막’
9일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주요 생산 거점인 경기 이천·충북 청주의 MCP 잠정 수출액은 12억9102만달러(약 1조8800억원)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로 105.7% 급증했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29.8%(조업일수 감안 시 19.3%) 쪼그라들었다. 2023년 4월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12단 적층 HBM3’를 개발한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HBM 주요 수출 대상국인 대만으로의 실적은 반토막 났다. 한국의 대(對)대만 MCP 수출액은 지난달 9억9405만달러로, 작년 12월 20억3472만달러에서 51.1% 줄었다.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적은 금액이다.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HBM은 일반적으로 대만 TSMC로 이동한 뒤 최종 패키징 절차를 밟는다는 게 상상인증권의 설명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1월 수출 감소가 계절성을 크게 반영한다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1분기 HBM 출하 감소할 것”
일부 애널리스트는 HBM 시장이 계절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HBM에도 계절성이 발생했다”며 올해 SK하이닉스의 1분기 HBM 출하량이 작년 4분기 대비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D램과 낸드 출하량은 각각 12%와 18% 위축될 것으로 봤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HBM 수요는 작년보다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1분기만 놓고 보면 HBM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강화 탓이 크다. 한경에이셀 데이터를 보면 삼성전자의 주요 생산 거점인 평택·용인·수원·천안·아산의 1월 MCP 잠정 수출액은 1개월 전 대비 62.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뜨거웠던 ‘HBM’ 검색도 주춤
HBM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한풀 꺾인 것으로 파악됐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HBM’ 키워드 검색량은 작년 11월 정점을 찍은 뒤 10% 넘게 줄어들었다. 작년 11월 검색량은 2023년 4월의 약 두 배였다. 세계인이 HBM과 함께 검색하는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SK Hynix’다.

구글과 네이버, 유튜브 등의 검색 데이터는 특정 키워드의 기간별 검색 동향을 통해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선행 신호 중 하나로 꼽힌다. 박이경 한경에이셀 데이터 애널리스트는 “구글 트렌드 데이터는 소비자의 관심 변화와 시장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라며 “뚜렷한 우상향 흐름을 보인 HBM 키워드 검색이 최근 들어 주춤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5.02.19(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