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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이자 그룹 고스트나인 멤버인 이진우가 과거 엠넷 서바이벌 '프로듀스 X 101'(이하 '프듀X')의 조작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는 해당 프로그램에 좋은 기억만 남아 있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 6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진우를 만났다. 그는 최근 종영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나미브'를 통해 처음으로 정극 연기에 도전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수줍고 풋풋한 분위기를 풍기며 소탈한 매력을 발산했다.
'나미브'는 해고된 스타 제작자 강수현(고현정 분)과 방출된 장기 연습생 유진우(려운 분)가 각자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이진우는 강수현과 심준석(윤상현 분)의 외아들이자, 어린 시절 사고로 청력을 잃은 심진우 역을 맡아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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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생 이진우는 2019년 방송된 '프듀X'에 15세 나이로 출연해 '해남이'라는 별명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마루기획에서 결성한 고스트나인으로 데뷔했고 현재는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프듀X'를 떠올리자 그는 "너무 오래돼서 세세한 기억은 흐릿하지만, 큰 장면들은 떠오른다"라고 회상했다. 또한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은 이진혁, 김민규, 김우석, 위아이의 강석화와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진우에게 '프듀X'는 어떤 의미로 남아 있을까. 그는 미소를 지으며 "내 사회생활 첫 단추다. 큰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진우는 "당시 너무 어렸고, 해남에서 상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골 똥강아지처럼 마냥 신기한 마음으로 다녔던 게 떠오른다. 힘든 순간도 있었겠지만, 남은 건 좋은 기억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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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이'라는 별명에 관해서도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그는 "'해남이'라는 별명이 너무 좋다. 해남이만 알고, 이진우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영원히 '해남이'로 불리고 싶지만, '이진우'라는 이름도 함께 기억됐으면 좋겠다. '해남이진우'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은 나만의 수식어다"라고 밝혔다.
이진우는 "'프듀X'를 통해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라며 "이제는 '해남이'보다 '배우 이진우'의 비중을 조금 더 키우고 싶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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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생각에 빠진 이진우는 "경연 도중 힘든 기억은 없었는데, 탈락 후 아픔이 찾아왔다"고 털어놨다. 상처를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시간이 해결해 주더라"고 덤덤하게 답했다. 다시 돌아가도 '프듀X'에 출연할지 묻자, 그는 "글쎄"라며 다소 난감해했다.
이진우는 "출연을 원해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점에서 귀한 경험이었고, 잘하면 데뷔라는 혜택도 누릴 수 있다"며 장점을 설명했다. 반면 "멘털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탈락 후 리스크가 크다"고 단점을 언급했다. 그는 "장단점이 확연해서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다가 이내 "지금의 나는 가수보다 배우로서 꿈이 더 크다. 현재의 마음으로는 다시 출연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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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를 떠올리듯 그의 표정이 잠시 어두워졌다. 그러나 이진우는 금세 환하게 웃으며 "지금은 괜찮다. 더 열심히 작품 활동하고 싶다"라며 열의를 불태웠다. 그는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작품 활동을 병행하면서 배우의 꿈이 더욱더 확고해지고 의욕이 커졌다"며 이를 악 물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