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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Arm이 주목받는 겁니까.
하스 CEO=“Arm은 처음부터 전력 효율적인 디자인을 설계하는 데 역점을 뒀어요. (인텔 등) 다른 아키텍처는 따라 할 수 없죠. AI산업이 커질수록 인프라를 저전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빅테크도 AI 칩을 만들려고 하는데요.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극단적으로 말해 Arm이 없었다면 지금의 스마트폰, AI, 엔비디아, 애플도 없을 겁니다. Arm이 사라진다면 글로벌 빅테크는 상상도 못할 엄청난 투자를 해야 현재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예요.”
▷핵심 기술이 뭡니까.
하스 CEO=“‘네오버스 컴퓨팅서브시스템(CSS)’이 Arm의 대표적 저전력 플랫폼입니다. 시스템온칩(SoC)의 핵심 기술을 모은 IP(지식재산) 플랫폼이죠. 파트너사가 칩을 쉽게 구현하도록 돕기 때문에 대응이 빨라지고 비용 절감 효과도 좋습니다. 빅테크의 네오버스 CSS 수요가 엄청나죠.”
▷비결이 궁금합니다.
하스 CEO=“소프트웨어(SW) 에코시스템이 핵심 경쟁력이에요. 세계적으로 2000만 명이 넘는 개발자가 Arm 에코시스템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영향력이 대단할 것 같은데요.
윌리엄슨 부사장=“지금까지 세계적으로 SW 개발자 2000만여 명이 Arm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반도체를 설계했어요. 이들이 개발자 수요를 파악해 친개발자 성향의 IP를 계속 공급할 겁니다. Arm의 지배력은 앞으로 더 위력을 발휘할 것이란 얘기죠.”
▷인재 영입 전략이 궁금합니다.
윌리엄슨 부사장=“솔직히 말씀드리면 전략은 없어요. 회사가 매력적이면 저절로 몰리죠. Arm은 인재가 역량을 펼치도록 자유로운 소통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조금 더 설명해 주시죠.
윌리엄슨 부사장=“개발자끼리 서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검증받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토론을 통해 생각이 섞이면서 신기술이 나옵니다. 그래서 소통 공간이 중요합니다. 신사옥의 개방감을 극대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Arm 사옥 중앙 통로는 200m 넘게 길게 뻗어 있다. 임직원이 식사 등을 할 수 있는 소통 공간이다.)
▷어떤 인재를 선호합니까.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설계업계에선 숙련 인력 의존도가 높습니다. Arm 본사는 케임브리지에 있지만 미국 텍사스 오스틴, 남프랑스 소피아앙티폴리스, 노르웨이 및 스웨덴 등 북유럽, 인도 벵갈루루 Arm 디자인센터를 두고 숙련 설계 인력을 모으고 있어요.”
▷인재는 어떻게 육성합니까.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제 업무 중 하나가 ‘영국 정부 반도체자문단’ 활동입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왜 반도체가 흥미로운 진로인지 설명하는 게 자문위원의 일이죠. 반도체업계로 인재를 끌어들이는 건 영국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 의제입니다.”
▷외부와의 협조가 중요하군요.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케임브리지에는 라즈베리파이라는 재단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반도체를 일찍 접하도록 콘텐츠를 제작하는 자선단체죠. 이 재단과 Arm이 연계해 학생들에게 반도체 잠재력을 빨리 알려주려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라즈베리파이 외에 영국 정부와 BBC가 함께 설립한 마이크로비트 재단이 있습니다. Arm에는 이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전담 부서가 있고요. 반도체 분야의 팜(farm)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정부 지원도 궁금합니다.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영국 정부는 최근 ‘국가 반도체 전략 정책보고서’에서 반도체를 영국 5대 핵심 미래 기술 중 가장 중요한 기술로 정했습니다. 반도체 IP에 집중 지원해 설계 분야 생태계를 더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예요. 영국은 이를 위해 설계에만 10년간 10억파운드를 쏟아붓기로 했습니다.”
▷가장 선호하는 학위는 무엇인가요.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컴퓨터공학이죠. 그중에서 데이터사이언스를 선호합니다. 다행히 영국에선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려는 학생이 늘고 있어요.”
▷Arm의 특허왕은 누구입니까.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였는데 지금은 아닙니다. 특허 117개를 보유 중인데 최근 저를 앞지른 개발자가 나왔습니다.”
▷Arm의 차세대 기술이 궁금한데요.
윌리엄슨 부사장=“사물인터넷(IoT)입니다. 미래 IoT는 기존 기술을 뛰어넘는 훨씬 광범위한 개념이 될 거예요. 일상의 모든 물품이 통신기기가 되는 거죠. 중요한 건 실생활에서 쓰는 디바이스이기 때문에 응답 시간이 빨라야 한다는 점입니다.”
▷Arm의 영역이 확장되는 듯합니다.
하스 CEO=“지금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Arm은 모바일을 넘어 데이터센터, AI PC, 오토모티브, IoT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AI 전환을 이끌 겁니다.”
▷한국과의 협력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하스 CEO=“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와 손잡고 ‘Arm 플렉서블 액세스’ 프로그램을 도입했어요. 팹리스 스타트업이 설립 초기 자금 부담 없이 설계와 샘플 검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핵심입니다.”
▷성과는 나타나고 있습니까.
하스 CEO=“물론입니다. 지금까지 한국 팹리스 18곳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이들은 Arm IP에 대한 초기 비용 없이 SoC 설계를 통해 경험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교류를 늘릴 계획이 있나요.
하스 CEO=“Arm과 한국 반도체산업은 지난 30년간 협력을 지속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Arm이 1994년 공개한 반도체 디자인 ‘Arm7TDMI’를 활용해 스마트폰 혁명의 발판을 마련했죠. 한국과의 협업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케임브리지=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