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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AI 개발땐…韓산업 퀀텀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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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

“인공지능(AI) 국가 대항전이 시작됐습니다. 미국처럼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지 않고도 수조원 규모 투자로 딥시크 R1 정도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점이 온 겁니다.”

국내 AI 전문가인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5일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최신 AI개발 동향 점검 및 활용·확산방안 회의’에 참석해 “딥시크가 기술보고서를 통해 추론 모델의 기술적 디테일을 80%는 공개했는데 나머지 20%를 찾는 건 한국 플레이어들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딥시크는 자체 기술로 AI 모델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핵심은 데이터 증류를 통한 강화학습(RL)이다. 고급 추론 모델을 만들려면 추론 과정의 데이터가 필수다. 하 센터장은 “오픈AI는 논리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박사급 인재를 직접 채용했다”며 “딥시크는 기존 AI 모델로 나머지 데이터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 효율적인 방법론을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차용할 수 있다는 게 하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은 AI 기반을 닦아놓은 네이버와 LG, 업스테이지 등의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며 “(자체 모델 없이) 그냥 딥시크를 가져다 쓰면 된다는 시각은 종속으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종속을 피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를 꼽았다. 하 센터장은 “혁신하려면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통해 기술 자산을 축적해야 하는데, GPU가 필수”라며 “정부가 1만 개를 확보해주고 기업이 보유한 5000개를 더하면 경쟁이 가능하다”고 했다. 일각에선 AI 스케일링의 법칙이 바뀌면서 GPU의 필요성이 줄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하 센터장은 “줄어든 비용은 고사양 GPU를 강화학습에 넣어서 더 강력한 AI를 만들어내는 경쟁에 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조업과 조선업 등 한국이 보유한 산업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하 센터장은 “산업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AI에 학습시킨 후 오픈소스 기술로 현장에 배포하면 이 분야에선 한국이 앞설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5.02.05(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