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수입품의 평균 관세율은 현재 10.3~12.5% 수준으로 평가된다. 중국산에 10% 추가 관세를 적용한다고 해도 중국산 수입품 관세율(20~22%)이 캐나다나 멕시코산보다 더 낮아진다. 이미 100% 고율 관세를 적용해 온 중국산 전기차 등은 110%로 관세가 높아져도 타격이 크지 않고, 그동안 중국산을 대체해 온 멕시코산 상품은 중국산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수개월 내 반도체, 의약품, 철강,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막판까지 ‘혹시나’ 하며 미국을 달래기 위해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트럼프 정부에 구애해 온 캐나다와 멕시코는 발끈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주요 주지사들과 회의를 한 후 기자회견을 열어 “1550억캐나다달러(약 155조원) 상당의 미국산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멕시코도 즉각 보복관세를 결정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경제부 장관에게 멕시코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및 비관세 조치를 포함해 플랜B(강경한 조치)를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또 멕시코 정부가 범죄조직과 동맹을 맺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중상모략’이라며 “그런 동맹이 있다면 범죄조직에 고성능 무기를 판매하는 미국의 총기상일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상무부 대변인 명의 담화문에서 “미국의 잘못된 처사에 대해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이고, 상응한 반격 조치를 해 권익을 굳게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 부과로 상대국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도 타격을 받는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웬동 장 코넬대 응용경제학및정책학과 교수는 CBS에 “캐나다와 멕시코는 관세 부과로 각각 3.6%, 2%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감소가 예상되며 미국의 GDP 감소는 0.3%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멕시코 캐나다 중국 3개국에 ‘최소기준 면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800달러(약 116만원) 이하 소포에 관세를 면제해주는 조항을 이용해 미국 시장을 공략해 온 알리바바와 테무 등 중국 e커머스업체에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