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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고려아연, SMC의 영풍 지분 취득 자금 출처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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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호주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가 영풍 주식을 사들인 자금의 출처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SMC는 고려아연 임시주총 하루 전에 영풍 주식 10.3%를 매입해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의 의결권을 배제시키는 역할을 한 바 있다.

2일 MBK는 보도자료를 통해 "SMC가 고려아연의 지급보증을 통해 차입한 자본지출(CAPEX) 자금을 최윤범 회장의 지시로 본업과 연관성이 없는 영풍 주식 매입에 활용했다"며 "SMC의 영풍 주식 취득이 고려아연에 적용되는 상호출자 금지를 회피하기 위해 고려아연의 계산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SMC의 재무제표와 고려아연의 연결·별도 감사보고서 등을 분석한 자료를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3년말 기준 SMC의 단기차입금은 1160억원 수준이며, 이는 고려아연의 지급보증으로 호주 ANZ은행 등으로부터 차입한 것이라고 MBK는 말했다.

MBK는 "2024년 말 기준 SMC의 현금 보유액 대부분은 영업으로 인한 이익이 아니라 고려아연이 지급보증을 했기 때문에 존재한 셈"이라며 고려아연 임원이기도 한 박기덕 SMC 이사와 이성채 SMC 대표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지시로 영풍 주식을 매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SMC가 영풍 주식을 매입하는 데 쓴 금액인) 575억원은 SMC의 2023년까지 직전 5개년간 평균 연간 CAPEX 투자액인 1천68억원의 약 54%에 해당하는 대규모 금액"이라며 "도저히 SMC가 스스로의 경영 판단에 의해 영풍 주식을 취득했다고는 보기 어려운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고려아연은 "MBK 측이 3년 전 채무보증 사례를 마치 최근 이뤄진 것인 양 사실관계를 짜깁기하며 연이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반박했다. SMC의 차입한도에 대해 고려아연의 보증이 승인된 건 2022년으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기 이전의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많은 기업이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해외 자회사에 대한 모회사의 채무보증조차 문제가 있는 것처럼 거론하고, 채무보증을 지급보증으로 기술하는 등 다급함 속에 MBK 측이 연이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5.02.04(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