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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한국 'KGGB 유도폭탄' 도입하나…FA-50 무장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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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 최대 100㎞ 'GPS 유도폭탄'
노후화 된 전투기에서도 운용 가능
국방과학연구소·LIG넥스원이 개발

폴란드, 韓서 수입한 FA-50GF 전투기
무장 장착 과정 늦어지자 도입 논의

폴란드가 최근 한국의 위성항법시스템(GPS) 유도폭탄 'KGGB'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GGB는 500파운드(2약 27kg)급 '마크82' 항공폭탄에 유도 기능을 달아 정확도를 높인 우리 공군의 공대지 무기다. 폴란드가 한국으로부터 도입한 FA-50GF(갭필러)의 무장 장착이 늦어지자, 한국의 KGGB를 빠르게 도입해 실전에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GGB는 2018년 사우디에 처음 수출됐고, 2022년 태국에도 수출됐다. 폴란드가 구매를 결정하면 세 번째 도입국이 될 전망이다.
"폴, FA-50GF의 신속 무장 원해"
디펜스24 등 외신에 따르면 폴란드 군수청은 한국에서 도입 예정인 FA-50 경공격기에 한국의 유도 활강폭탄 KGGB을 도입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KGGB는 재래식 폭탄에 유도 키트를 장착한 사거리 최대 100㎞의 공대지 GPS 유도폭탄이다. 국방과학연구소와 LIG넥스원이 공동 개발했고, 우리 공군의 F-4E, KF-5, FA-50 등에서 운용하고 있다.



KGGB는 전투기 항공전자 장비에 통합되지 않고, 지상에서 명령통신장치(PDU)를 이용해 임무계획을 입력한 뒤, 전투기에서 PDU를 조작해 투하하는 방향으로 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노후화된 항공전자장비를 갖고 있어 개조나 통합이 어려운 F-4나 F-5 같은 구형 전투기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공대공 미사일이 아님에도 사거리가 100㎞가량 나온다. 폭탄 몸체에 글라이더와 유사한 활공용 날개가 GPS와 결합돼 있기 때문이다. 날개를 활용해 비행 도중에도 목표물을 변경할 수 있고, 산 뒤에 숨어있는 표적도 선회해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펜스24는 "FA-50의 무장에 KGGB가 추가되면 지상 및 해상 목표를 타격하는 항공기의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적의 대공 방어 시스템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방산업계에선 폴란드의 이번 계획이 이미 폴란드가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FA-50GF(갭필러)의 무장의 서둘러 채우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노후 기종인 우크라이나에 MiG-29를 공여하면서,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의 FA-50GF를 도입했다. 당초 한국 공군에 납품될 예정이었던 FA-50 12대를 폴란드에 우선 수출한 것이다. 계약 1년 3개월 만인 지난해 1월 갭필러 버전의 FA-50은 폴란드에 모두 인도됐다. 나머지 PL버전 36대는 2028년까지 납품될 예정이다.

하지만 폴란드는 이미 수입해 간 FA-50GF의 활용성을 놓고 고민이 있었다. 작년 말께 FA-50에 대해 폴란드 정부 관계자들이 "장비 불량이 많고, 무장이 없어 전투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볼멘소리를 했을 정도다. 갭필러 버전 FA-50은 한국에서 대부분의 무장이 없는 상태로 도입됐고 현재 훈련용으로 주로 쓰이고 있다. 폴란드는 미국 무기인 AIM-9X(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와 AIM-120(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려 계획 중이지만, 미국과의 별도 계약체결이 필요한 상태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현재 갭필러 버전에서 FA-50에 장찰할 수 있는 매버릭 공대지 미사일, 합동정밀직격탄(JDAM) 등 대부분 무장을 사용할 수 없다"며 "당장 전력화를 원하는 폴란드 정부 입장에서 KGGB 도입은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풀이했다.
차기 유도폭탄 '1000파운드' 예상
KGGB는 이전 사우디, 태국 등 국가에 수출되면서 성능을 인정받았지만 500파운드의 무게에 따른 파괴력 부족, 미국제 항법체계(GPS) 의존 등 몇몇 약점이 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신형 한국형 복합유도무기 개발사업을 2020년대 초부터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세대 차기 유도무기는 단순한 GPS 유도 폭탄을 탈피해 무장 데이터 링크(WDL)를 사용하고, 중적외선 시커 및 반능동형 레이더(SAL) 등 첨단 유도체계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능동 레이더 유도방식은 레이더 전파를 목표물에 조사시켜 그 반사원을 추적해 목표물까지 미사일이 유도되는 방식이다. 폭탄 중량도 현재의 두 배 가량인 1000파운드 급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1

또 KGGB는 현재 한국이 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 KF-21에도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LIG넥스원은 KF-21 전투기에 내장되는 KGGB 전용 통신 장비 KIU(KGGB Interface Unit)을 개발하고 있다. KIU는 무선 통신을 통해 최대 4기의 KGGB를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KIU 장치를 향후 FA-50에도 통합해 KF-21과 마찬가지로 통합임무 운용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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