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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GB는 전투기 항공전자 장비에 통합되지 않고, 지상에서 명령통신장치(PDU)를 이용해 임무계획을 입력한 뒤, 전투기에서 PDU를 조작해 투하하는 방향으로 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노후화된 항공전자장비를 갖고 있어 개조나 통합이 어려운 F-4나 F-5 같은 구형 전투기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공대공 미사일이 아님에도 사거리가 100㎞가량 나온다. 폭탄 몸체에 글라이더와 유사한 활공용 날개가 GPS와 결합돼 있기 때문이다. 날개를 활용해 비행 도중에도 목표물을 변경할 수 있고, 산 뒤에 숨어있는 표적도 선회해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펜스24는 "FA-50의 무장에 KGGB가 추가되면 지상 및 해상 목표를 타격하는 항공기의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적의 대공 방어 시스템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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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계에선 폴란드의 이번 계획이 이미 폴란드가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FA-50GF(갭필러)의 무장의 서둘러 채우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노후 기종인 우크라이나에 MiG-29를 공여하면서,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의 FA-50GF를 도입했다. 당초 한국 공군에 납품될 예정이었던 FA-50 12대를 폴란드에 우선 수출한 것이다. 계약 1년 3개월 만인 지난해 1월 갭필러 버전의 FA-50은 폴란드에 모두 인도됐다. 나머지 PL버전 36대는 2028년까지 납품될 예정이다.
하지만 폴란드는 이미 수입해 간 FA-50GF의 활용성을 놓고 고민이 있었다. 작년 말께 FA-50에 대해 폴란드 정부 관계자들이 "장비 불량이 많고, 무장이 없어 전투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볼멘소리를 했을 정도다. 갭필러 버전 FA-50은 한국에서 대부분의 무장이 없는 상태로 도입됐고 현재 훈련용으로 주로 쓰이고 있다. 폴란드는 미국 무기인 AIM-9X(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와 AIM-120(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려 계획 중이지만, 미국과의 별도 계약체결이 필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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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현재 갭필러 버전에서 FA-50에 장찰할 수 있는 매버릭 공대지 미사일, 합동정밀직격탄(JDAM) 등 대부분 무장을 사용할 수 없다"며 "당장 전력화를 원하는 폴란드 정부 입장에서 KGGB 도입은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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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차기 유도무기는 단순한 GPS 유도 폭탄을 탈피해 무장 데이터 링크(WDL)를 사용하고, 중적외선 시커 및 반능동형 레이더(SAL) 등 첨단 유도체계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능동 레이더 유도방식은 레이더 전파를 목표물에 조사시켜 그 반사원을 추적해 목표물까지 미사일이 유도되는 방식이다. 폭탄 중량도 현재의 두 배 가량인 1000파운드 급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1
또 KGGB는 현재 한국이 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 KF-21에도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LIG넥스원은 KF-21 전투기에 내장되는 KGGB 전용 통신 장비 KIU(KGGB Interface Unit)을 개발하고 있다. KIU는 무선 통신을 통해 최대 4기의 KGGB를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KIU 장치를 향후 FA-50에도 통합해 KF-21과 마찬가지로 통합임무 운용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