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와 새롭게 선보인 대규모 AI 모델 기반의 물리 환경 시뮬레이션 플랫폼 ‘코스모스’를 통합했다. 코스모스는 스마트 공장의 로봇 운영을 효율화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의 동작을 구현하기 위한 학습 데이터를 생성하는 데 쓰인다.
네이버는 이미 로봇 시뮬레이션 시장에 진출했다. 작년 11월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공개한 ‘트윈XR’ 플랫폼은 실내외 공간의 정밀 매핑을 위한 ALIKE 솔루션과 매핑 로봇, AI 측위 시스템, 클라우드 인프라를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이 기술은 신사옥 ‘네이버 1784’와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자율주행 로봇 운영에 적용되고 있다.
네이버는 이런 기술을 도시 규모로도 확장 중이다. 트윈XR은 현실 공간과 동일한 가상 환경을 구현해 두 세계가 매끄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선보인다. 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해 효율적인 도시 관리가 가능하다. 네이버는 자체적인 시뮬레이션 기술을 기반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021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도 로봇 시뮬레이션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는 도요타연구소와 협력해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활용한 대규모행동모델(LBM)을 학습하기 위한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다. 이 모델을 통해 시뮬레이션 평가를 수행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의 동작 조작 기술을 개선할 계획이다.
구글은 가상 환경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3차원(3D) 가상세계 생성 모델 ‘지니2’를 발표했다. 지니2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기반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가상 환경을 생성한다. 구글의 AI 연구소 딥마인드도 현실세계 시뮬레이션을 위한 AI 모델 개발 전담팀을 구성했다.
로봇 시뮬레이션의 가치는 인공일반지능(AGI) 개발 가능성 측면에서도 주목받는다. 시뮬레이션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AI가 물리적 세계를 정확하게 구현하고 이해해야 한다. 물리적 세계에 대한 이해는 기존 LLM의 주요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마켓리포츠는 2023년 로봇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를 155억5000만달러(약 22조6800억원)로 평가했다. 이 시장은 2030년까지 350억6000만달러(약 51조12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