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헤알·달러 환율은 6.1906헤알로 연초보다 27% 상승(헤알화 가치 하락)했다. 지난달 브라질 재정 위기가 불거진 후 정부가 공공지출 삭감 계획을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은 ‘삭감 규모가 부족하다’는 실망감에 헤알화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브라질중앙은행(BCB)이 긴급 개입해 환율 방어에 나섰으나 효과는 크지 않았다. 오히려 내년 상반기까지 헤알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브라질 국채 투자자의 환차손 규모는 커지고 있다. 이자로 번 수익보다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가 더 큰 투자자가 적지 않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3년 만기 브라질 국채는 4분기 들어 시장 금리가 오른 데 따른 자본손실(4.8%)이 이자수익(2.5%)을 압도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헤알화 약세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지백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진 브라질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브라질 국채를 만기까지 가져가지 않고 중간에 매도하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현재 브라질 기준금리는 연 13.75%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은 브라질 국채의 신규 매수를 보류하라고 조언했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브라질 국채를 매수하는 것은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것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