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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코인 전략자산 포함 검토…中 '디지털 위안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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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패권' 도전하는 中·러

러, 비트코인으로 제재 우회
자산 인정·채굴 면세 법제화
中은 디지털 화폐 상용화 나서

美, 中·러 결제동맹 경계
탈달러에 '관세 폭탄' 경고
美-브릭스 갈등 격화 전망

러시아가 비트코인을 무역 대금 결제에 사용하고 나서면서 브릭스(BRICS) 진영의 탈(脫)달러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비트코인 등 디지털 화폐로 서방의 대러시아 금융 제재를 회피하는 한편 미국의 달러 패권에 도전한다는 복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달러 대체를 시도하는 국가에 고관세 부과로 보복한다는 방침이어서 미국과 브릭스 진영 간 충돌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비트코인은 금지 못 해”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러시아 기업들이 무역 결제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피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 암호화폐를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탈중앙화’가 핵심인 비트코인은 서방 감시를 피해 금융 제재를 우회할 수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배제했다. 러시아는 해외 무역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달러 결제가 원천 차단되며 해외 무역에서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거나 밀수출하는 방법으로 버텨왔다.

러시아는 지난 8월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소득에 최고 15% 개인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신 암호화폐 채굴에 대한 부가가치세는 면제하는 게 핵심이다. 이는 미국이 달러를 정치적 의도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암호화폐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5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VTB 투자 포럼에서 “비트코인을 누가 금지할 수 있느냐”며 “누구도 금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발 더 나아가 러시아 정부는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준비금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안톤 트카체프 러시아 하원의원은 최근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에게 “전통적 통화 준비금과 같은 방식으로 러시아의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조성에 대한 타당성을 평가해달라”는 내용의 제안서를 보냈다. 해당 제안서에는 최근 가격이 급등한 비트코인이 전략 준비금의 주요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트카체프 의원이 속한 ‘새로운 사람들’은 러시아의 관제 야당으로 꼽힌다.
○트럼프 관세가 탈달러 부추길 수도
암호화폐와 함께 러시아가 핵심 탈달러 수단으로 삼는 건 CBDC다. CBDC는 실물화폐를 대체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다. 러시아는 10월 자국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CBDC 결제 시스템 ‘브릭스 브리지(Bridge)’ 설립을 제안했다.

CBDC는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중국과도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는 장점이 있다. 일찌감치 CBDC 시스템 상용화에 나선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차세대 기축통화로 삼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미국은 브릭스가 연합해 CBDC 등으로 달러 패권을 위협하는 걸 극도로 경계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브릭스 국가는 새로운 통화를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100% 관세를 부과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비트코인 무역 거래가 활성화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 제재를 받는 러시아와 달리 중국 인도 브라질 등 다른 브릭스 회원국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와 활발히 달러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무역 거래에 활용하기 쉽지 않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 달러의 국제적 사용이 줄어들면서 비트코인 거래 등 탈달러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스티븐 블리츠 TS롬바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달러 힘을 약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한경제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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