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주의 대표 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하반기 저점 대비 30% 이상 올랐다. 국내 주요 수출 종목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관세 전쟁 우려가 이들 종목엔 해당하지 않는 데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AI 등 근본적 신사업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하면 반등이 단기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날 네이버는 2.7% 오른 20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32억원, 18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네이버의 최근 한 달 상승률은 23.2%에 달한다. 카카오는 이날 외국인(184억원)과 기관(172억원) 순매수에 힘입어 1.9% 상승한 4만295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4일 3만2550원까지 내려간 주가는 약 보름 만에 32% 반등했다.
외국인은 11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1546억원어치를 내다 팔았지만 네이버는 830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2위인 삼성중공업(1849억원)의 네 배가 넘는 규모다. 최근 들어서는 카카오에도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최근 1주일간 카카오는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에 올랐다. 2위는 네이버였다. 각각 1181억원, 113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두 종목을 각각 2041억원, 27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거래대금이 말라붙고 있는 상황에서도 외인과 기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게 고무적이다. 올 7월 276조7745억원에 달하던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지난달 208조3488억원으로 25% 급감했다. 최근 한 달간 개인이 네이버와 카카오를 각각 1조411억원, 1513억원어치 팔았지만 외인과 기관의 매수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이다.
다만 이번 주가 반등을 네이버와 카카오의 추세적 흐름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많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소프트웨어 업종으로 수급이 이동하며 주가가 급등했지만 사업 자체의 큰 변화는 없다”며 “숏폼, AI 앱 등을 통한 외형 성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모빌리티와 페이 등 기존 서비스를 이을 수 있는 장기 성장 동력 마련이 과제”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