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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롯데카드 매각 시동…금융지주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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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매각주관사 선정

업계 점유율 10% 넘는 매물
금융그룹 인수 땐 지각변동

KB·하나 등 관심 가질 듯
신한·우리도 잠재 인수후보

내년 상반기 매각작업 본격화

카드업계 5위 롯데카드가 2년 만에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금융지주사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카드 인수전 결과에 따라 카드사 및 금융그룹 경쟁 판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MBK, 주관사 선정
2일 투자은행(IB)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롯데카드 매각 주관사로 UBS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에 나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9년 롯데카드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3년 만인 2022년 첫 매각을 시도했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로 3조원 이상을 요구했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매각이 무산됐다. 현재 롯데카드의 몸값은 2조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매각 의지가 강하다”며 “연말 금융그룹 인사가 마무리된 후 내년 상반기께 매각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2019년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금산분리 정책에 따라 매각됐다. MBK파트너스는 당시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지분 79.83%를 약 1조3800억원에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자회사인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를 통해 롯데카드 주식 4471만7000주(지분율 59.8%)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롯데쇼핑도 롯데카드 지분을 20.0%씩 갖고 있다.
금융지주 관심 보일 듯
롯데카드의 자산 규모는 2020년 말 14조7970억원에서 올 9월 말 24조430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롯데카드 회원은 952만 명(올 10월 기준)으로 신한카드(1439만 명), 삼성카드(1304만 명), 현대카드(1249만 명), KB국민카드(1239만 명)에 이어 업계 5위다. 롯데카드의 신용판매(카드 결제) 시장 점유율(10.5%)도 업계 5위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금융사 가운데 시장 점유율이 10%가 넘는 곳은 롯데카드가 유일하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KB, 하나 등 금융지주가 유력한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카드업계 4위인 KB국민카드는 롯데카드 인수 시 단번에 신한카드를 제치고 1위사로 도약할 수 있다. 그룹 전체로 봐도 KB금융이 롯데카드 인수 시 신한금융과 압도적으로 격차를 벌리고 1위에 올라설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이유로 신한금융도 전략적 차원에서 롯데카드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한 하나금융도 잠재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하나금융은 2019년 롯데카드가 처음 매물로 나왔을 때 입찰에 참여했지만, MBK파트너스와 우리금융 컨소시엄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MBK파트너스가 2022년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할 때도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가격 눈높이가 맞지 않아 중도 하차했다. 우리금융 역시 잠재 인수 후보로 꼽힌다.

MBK파트너스는 우리은행과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40%를 함께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롯데는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매각할 때 롯데쇼핑이 보유한 지분을 함께 팔도록 하는 동반매각참여권(태그얼롱)을 갖고 있다. 최근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는 롯데그룹으로선 자금 수혈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형교/조미현/차준호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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