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국제 코코아 가격이 비싸졌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코코아 선물 가격은 t당 7747달러로 1년 전(4068달러)보다 90% 치솟았다. 2년 전(2450달러)과 비교하면 216% 올랐다. 코코아 주생산지인 서아프리카 4개국에서 가뭄과 폭우가 반복돼 생산량이 급감한 영향이다. 코코아뿐 아니다. 국제 오렌지 주스 선물 가격이 2년 새 파운드당 2달러대에서 5달러 가까이 치솟자 롯데마트는 5월 ‘오늘좋은 오렌지 100% 착즙 주스’(1.75L)를 4990원에서 6990원으로 인상했다.
기호식품뿐 아니라 밥상에 자주 오르는 제품도 비싸지고 있다. 최근 K푸드 열풍으로 김 수출량이 급증하면서 도매가가 뛰자 이마트24는 ‘아임e 도시락김’(5g)을 400원에서 550원으로 38% 인상했다. 업계에선 수온이 따뜻해지면서 김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 올리브유 가격도 기후변화 여파로 급등해 롯데마트의 ‘오늘좋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1L)가 이달 2만1900원에서 2만4900원으로 인상됐다.
PB뿐 아니라 일반 상품의 가격도 잇따라 오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6월 국내외 초콜릿류 과자값을 5~15% 올린 데 이어 내년 상반기 해외에서 추가 인상할 계획이다. 오뚜기도 최근 카레, 짜장 등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10% 올렸고, CJ제일제당 역시 ‘햇반컵반’ 시리즈를 14.3% 인상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발(發) 고물가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와 유럽중앙은행(ECB)은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2035년까지 글로벌 식품 물가가 연평균 1~3%포인트 상승하고, 소비자 물가도 0.3~1.18%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선아/라현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