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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다 날릴 판인데…"회사 버틸 수 있나요" 개미들 '발칵'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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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양, 드림팩토리2 시공사 동부건설에 공사대금 일부 미지급
유상증자 일정 밀리며 자금 조달 난항
"류광지 회장 증여 1000만주 처분 공사대금 납부 전망"


2차전지 기업 금양이 야심 차게 추진한 부산 드림팩토리2(기장) 준공이 연기될 위기에 처했다. 금양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공장 시공사 동부건설에 공사 대금을 덜 지급하면서다. 금양은 당초 12월까지 공장을 준공한 뒤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공사 대금을 위한 유상증자 일정이 밀려 공장 준공에 난항이 거듭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개인 투자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동부건설의 금양 제2공장 관련 미수금은 862억원에 달해 3개월 만에(6분기 말 미수금 437억원) 425억원이 늘어났다.

드림팩토리2 공사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당초 금양은 올해 말 공장이 건설되면 내년 1월부터 2170(지름 21㎜·높이 70㎜) 배터리 생산 라인을 본격 가동하고, 같은 해 6월부터 4695(지름 46㎜·높이 95㎜) 배터리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4695 배터리는 2170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용량이 커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하지만 금양이 동부건설에 건설 대금을 일부 미지급하며 공사 일정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협력업체에 지급될 공사대금도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공정률에 따라 시공사에 매월 계약금을 지급하는데 금양이 자금조달을 하지 못해 미수금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며 "금양의 재무 상황이 좋지 않아 (공장 준공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양은 현금이 부족해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양의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69억원으로 작년 말(563억원) 대비 400억원 급감했다. 3분기 영업손실은 21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1059억원으로 급증하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올해 들어 누적 손손실 규모만 1609억원에 달한다. 9월 말 기준 2차전지 파일럿 라인 가동률도 41.6%로 3개월 전(44.8%)보다 눈에 띄게 낮아졌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금감원이 제동을 걸며 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생겼다. 지난달 17일 금감원은 증권신고서에 문제가 있다며 금양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증권신고서 효력이 정지됐다. 금양은 최초 12월 10일이던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을 내년 3월 13일까지 미뤘다.
금양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4502억원을 조달해 3502억원을 기장공장에 투입할 계획이었다. 나머지 1000억원은 단기차입금을 갚는 데 쓸 예정이었다. 토지담보 대출을 비롯해 회사의 최대주주인 류광지 금양 회장과 류 회장의 특수관계사인 케이제이인터내셔날, 케이와이에코로부터 빌린 자금을 갚는 데 사용할 계획이었다.

유상증자 일정이 밀린 사이 주가도 급락해 향후 조달자금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최초 유상증자 기준가를 계산할 때 금양 주가는 5만원을 웃돌았다. 이 때문에 예정 발행가액은 주당 3만8950원, 목표 금액은 4502억원으로 책정됐다. 예정 발행가액은 이사회 결의 직전 거래일을 기준일로 삼고 기준일 당일, 일주일, 1개월의 가중산술평균가(총 거래금액을 총 거래량으로 나눈 가격) 중 가장 낮은 가격에 할인율 25%를 적용한 수치다.

그러나 주가는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진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15일 장중 2만9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3월 6일 기록한 52주 최고가 13만4100원에 비하면 78.37% 급락했다. 공장 준공과 자금 조달을 위해 주가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트럼프 트레이드'와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수요 둔화) 우려로 2차전지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부진하다.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도 신뢰를 점점 잃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NH투자증권을 통해 금양 주식을 보유한 3만4875명의 평균 손실률은 57.3%에 달한다. 14일과 15일에도 주가가 연일 하락해 손실은 더 불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실투자자 비율은 98.82%로 대부분의 투자자가 원금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종목토론방에 "유상증자가 안 되면 회사가 버틸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토로했다.

금양은 "공장 준공, 배터리 양산 일정에 최대한 차질이 없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증권신고서 정정을 준비하고 있고, 자금 조달을 위해 류 회장이 무상증여한 1000만주를 처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양이 밝힌 10월 말 기준 드림팩토리2 공정률은 73%다. 외부공사는 대부분 마무리됐고, 설비를 설치하는 작업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양 관계자는 "아직 준공 목표는 변경하지 않았다"면서도 "공사 일정 관련 시공사와 조율이 필요한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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