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한국 정부가 트럼프 당선 시 미국산 가스와 석유 구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최근 몇 주간 미국 대선 이후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기업, 연구소들과 회의를 했다. 그 결과 대미 무역 흑자 증가 추세가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중요한 내용인 것으로 파악했다.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2019년 114억달러에서 지난해 444억달러로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이를 근거로 대미 무역 흑자 축소를 요구하면 한국 정부는 기업들에 미국산 석유와 가스 구매를 늘리도록 촉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 정부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주요 에너지 수입 업체에 미국산 에너지 구매 비중을 확대하라고 요청할 수 있지만, 과거 상황을 보면 정부가 기대한 만큼 비중이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에너지는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품목 중 하나”라며 “미국산 수입 증가는 중동 국가와의 기존 장기 계약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점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