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47% 상승한 43,065.22에 거래를 마쳐 사상 처음으로 43,000선을 돌파했다. S&P500지수도 0.77% 올라 사상 최고치인 5859.85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올 들어서만 45번째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0.87% 상승한 18,502.69에 마감했다. 인공지능(AI) 칩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이날 2.43% 오른 138.07달러로 최고치를 새로 쓰며 증시를 견인했다.
지난 11일 3분기 실적 시즌의 테이프를 끊은 JP모간체이스, 웰스파고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를 공개하며 증시 낙관론의 방아쇠를 당겼다. 통상 대형 은행은 해당 분기의 ‘실적 풍향계’로 간주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이날까지 S&P500 기업 중 약 30곳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들의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평균 5% 안팎 웃돌았다.
미국의 경제 포털 야후파이낸스는 이 같은 강세장이 이어져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 이후 가장 뜨거운 ‘활황장 2.0’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데다 AI 특수가 계속돼 미국 증시의 질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美증시 2년 넘게 '활황'…빅테크 3분기 실적 발표 기대감
특히 이달 들어서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시즌이 겹쳐 이 같은 활황장이 두드러진다. 포문을 연 것은 대형 은행이다. 지난주 JP모간체이스와 웰스파고는 3분기 호실적과 상향된 실적 추정치를 공시해 투자자의 기대를 자극했다. 대형 은행의 실적은 해당 분기 기업들의 실적 성과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이번주부터 3분기 기업 성적표가 본격적으로 공개된다.
S&P500 기업 경영진들은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가량 뛴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업들이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효율성을 강조한 전략을 취하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계속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3분기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실적치는 0.14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평균치(0.03)를 크게 웃돌았다.
빅테크를 향한 기대도 여전하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는 최근 양산에 들어간 AI 칩 블랙웰의 수요 전망 덕에 주가가 치솟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2.43% 상승한 138.07달러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 들어서만 186.63% 뛰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약 3조4000억달러로 1위인 애플과 1000억달러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미즈호증권은 “빅테크가 앞다퉈 생성형 AI를 구축하기 위해 엔비디아 칩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며 “엔비디아가 AI 훈련·추론 칩 시장의 95%가량을 장악해 빅테크의 AI 구축 비용이 대거 엔비디아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다음달 중순 공개되는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2% 급증한 329억달러로 추정됐다.
올 들어 상승 랠리를 주도한 대형 기술주그룹 매그니피센트7(M7)은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M7의 호실적이 확인되면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증시가 또다시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클 칸트로위츠 파이퍼샌들러 애널리스트는 “증시 급락은 금리 급등이나 실업률 상승 등의 이벤트가 있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두 요인 모두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증시가 고평가돼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케빈 고든 찰스슈와브 수석투자전략가는 “1960년대 중반 이후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지금처럼 고평가 국면이 이어진 때는 2021년과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때뿐”이라며 “지금이 강세장 막바지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