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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나선 고려아연…한투증권 백기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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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와 경영권 분쟁 안갯속

국내외 사모펀드와 연합해
'대항 공개매수' 2조원 투입
최윤범 "이 싸움서 이길 것"

마켓인사이트 9월 19일 오후 4시 43분

한국투자증권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에 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돕는 ‘백기사’로 등장했다. 사모펀드(PEF)와 연합해 2조원 안팎의 자금을 모은 뒤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최 회장은 “많은 고마운 분들의 도움과 격려를 받아 이 싸움에서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며 반격을 예고했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담당자는 최근 복수의 국내외 PEF 관계자와 만나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했다. 한투증권은 대항 공개매수에 투입할 2조원 안팎의 자금 중 가장 많은 액수를 자체 자금으로 대고, 나머지는 PEF에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한투증권이 백기사로 가세하면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7% 지분’ 공방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 지분율은 33.13~34.71%다. 최 회장 측은 현대자동차, LG화학, 한화 등의 우호 지분을 합치면 총 34.17%로 추산된다. MBK파트너스는 국민연금(7.8%)과 자기주식(2.4%)을 제외한 유통주식 20.5% 중 7%만 사들여도 의결권 지분 44%를 확보해 승기를 굳힐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한투증권이 등장하면서 승패를 가늠할 수 없게 됐다. 한투증권의 자금 조달 능력이 MBK에 필적하기 때문이다. 앞서 HMM 인수전에서도 동원과 손잡고 외부 차입 없이 3조원을 조달했다. 한투증권은 고려아연 지분 0.77%를 보유해 최 회장 측의 우군으로 분류돼 왔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최 회장 측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은 대항 공개매수에 들어가기 위해 영풍 및 장씨 일가와 특별관계인 관계를 해소했다. 특별관계인으로 묶여 있으면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에 대항해 장내 지분 매집과 대항 공개매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양측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6.16% 급등했다. 공개매수 가격인 66만원을 훌쩍 넘긴 70만7000원에 마감했다.

차준호/박종관/오현우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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