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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리츠'로 눈 돌리는 글로벌 큰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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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피벗 앞두고 자금 대이동

인도·베트남 리츠시장 급성장
뭄바이 데이터센터에 뭉칫돈
전문가들 "亞 리츠시장 올 호황"

다음달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앞두고 글로벌 자금 이동이 시작됐다. 약세가 점쳐지는 미국 달러화에서 신흥국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게 대표적이다. 특히 신흥국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로 투자자들이 빠르게 눈을 돌리면서 자금 시장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 캐리 트레이드 시작”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3엔대 후반에서 움직이며 전날 대비 1엔 이상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면서 일본과 금리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엔 매수, 달러 매도세에 따른 것이다. 나미오카 히로시 T&D자산운용 수석전략가는 “9월 미국 금리 인하를 반영하는 움직임이 확산했다”고 말했다.

미국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서의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발언 이후 자금 재편이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23일 잭슨홀 미팅의 기조연설에서 “통화정책 조정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이후 달러화 약세가 부각되고 있다. 엔화,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6일 한때 100을 기록하며 2023년 7월 말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오랜 시간 싼 통화였던 엔화에 대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 씨티그룹은 “헤지펀드들이 뉴 캐리 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흥국은 금리 인하 등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달러화를 쥐고 있던 글로벌 ‘큰손’들이 신흥국으로 눈을 돌리면서 신흥국 통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지수업체 MSCI의 아시아 신흥국 통화지수는 최근 약 1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뱅상 모르티에 프랑스 아문디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도 등 신흥국은 내수 확대 등이 기대된다”며 “이들 국가의 주식과 채권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꿈틀대는 신흥국 리츠…인도 ‘주목’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최근 연례 보고서를 내고 올해 아시아 리츠 시장이 호황을 이룰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통적 리츠 시장의 강자인 일본, 싱가포르, 홍콩이 아직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지만 인도와 베트남 리츠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도에선 지난해 5월 자국 최초로 블랙스톤의 넥서스셀렉트트러스트가 상장됐다. 상장 후 1년 만에 주가가 30% 가까이 올랐다. 특히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리츠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지털리얼티와 브룩필드인프라스트럭처는 함께 손잡고 인도 뭄바이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에 나설 예정이다. 투자비만 2억5000만달러로 추산되는데, 전 세계에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캐서린 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아시아·태평양지역 자본시장 분석가는 “인도와 베트남 등 신흥시장이 투자 다각화를 위한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온라인 투자 매체 인베스트아시안은 “아시아 리츠는 도심의 상업용 쇼핑몰과 오피스부터 신흥시장의 물류 창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가 직접 할 수 없는 신흥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달러 약세 시대에 눈을 돌릴 만하다”고 조언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김은정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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