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매크로마이크로는 15일 각국 금리 선물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말까지 현재 연 5.25~5.5%인 기준금리를 1.03%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달 전보다 0.3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0.91%포인트, 영국 중앙은행은 1.28%포인트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9월 Fed 금리 인하는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올 상반기 내내 3%대를 유지하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지난달 2.9%로 둔화해 2%대로 안착하면서다. 변수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이냐 ‘스몰컷’(0.25%포인트 인하)이냐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채권 시장은 빅컷과 스몰컷 가능성을 각각 25.5%, 74.5%로 봤다. 시장이 7월 물가 지표를 통해 완만한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을 확인하면서 경기 침체보다는 연착륙에 무게를 둔 결과로 해석된다. 스콧 앤더슨 BMO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보고서는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Fed의 지속적인 진전을 보여준다”며 “더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먼 이야기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 미국보다 먼저 통화 정책을 전환한 ECB는 9월 또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엔진으로 불리는 독일을 중심으로 경기가 빠르게 식어가기 때문이다. 유럽경제연구센터는 독일 경제심리지수가 7월 41.8에서 8월 19.2로 급락했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유로존 경제심리지수도 43.7에서 19.7로 떨어졌다. 같은 날 발표된 로이터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 80% 이상은 ECB가 9월과 12월 각각 한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발(發) 경기 침체에 빠진 중국 역시 연말까지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산업생산(전년 대비)은 월가 예상치(5.2%)와 전월(5.3%)에 못 미치는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실업률은 6월 5%에서 7월 5.2%로 올랐다. 후이 산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이 올 3분기에 지급준비율을 0.25%포인트 인하하고 4분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RBNZ는 5월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했고 2025년 하반기까지 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 같은 입장을 바꾼 것은 침체 우려 때문이다. 오어 총재는 올해 2·3분기 뉴질랜드 경제의 역성장을 전망하며 “지금이 가장 어두운 시기”라고 말했다.
가디언지는 7월 영국 CPI 상승률이 2.2%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올랐지만 영국 중앙은행(BOE)이 9월 금리를 연 5%에서 연 4.75%로 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3월과 6월 기준금리를 내리며 글로벌 피벗을 이끈 스위스, 6월 피벗을 시작한 캐나다도 9월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