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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28% 대폭락 했는데…"트럼프 당선되면 어쩌나" 비상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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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급부상에 떨고 있는 신재생에너지株

연초 대비 OCI홀딩스 18%↓·한화솔루션 32%↓
"트럼프 재집권 시 친환경 산업 타격 불가피"

"바이든, 트럼프 누가되든 비중국 프리미엄↑"
"주가 하락 과도…美 전력산업 매출 증가 전망"


신재생에너지주(株)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대선 토론회 전후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신재생에너지 대신 전통에너지 산업이 부각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트럼프 급부상에 떨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주(株)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OCI홀딩스는 전 거래일 대비 0.58% 하락한 8만6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6월 호실적에 장중 12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 수준에 비하면 현재 약 28% 하락했다. 연초 대비로도 주가가 10만6000원에서 8만6000원대로 약 18% 주저앉았다.

태양광 모듈 업체 한화솔루션과 풍력발전 업체 씨에스윈드 주가도 올해 들어 각각 32%, 31% 떨어졌다.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신재생에너지 관련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TIGER Fn신재생에너지'도 최근 한 달여 간 11% 내려앉았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전반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구간에 돌입한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에 발목이 잡혔다. 현 바이든(민주당)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육성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트럼프는 단기간에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석유 등의 전통 에너지로 회귀하자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제조업 육성을 위해 전세계 최저가 에너지 공급을 약속하고 있고 이를 위해 신재생 대신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전통적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 투자를 주장하고 있다"며 "트럼프 임기 내내 친환경 산업의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올 하반기까지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신재생에너지 최대 시장인 미국이 내년부터 중국산 태양광 셀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리기로 하면서 이미 생산된 중국산 재고 밀어내기가 대거 기다리고 있는 탓이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으로 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고 있지만 현지 공장 설립비, 운영비가 한국 대비 각각 2배, 50% 이상 높아 운영이 쉽지 않다"며 "태양광 모듈의 경우 생산단가가 와트당 30센트이고 IRA 보조금이 7센트인데 중국 업체들은 15센트 이하로 판매하고 있어 경쟁이 안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폴리실리콘으로 제조한 태양광 모듈의 동남아 우회 수출 관세 유예도 종료하기로 하는 등 대중국 무역 장벽을 높이는 상황이다. 이에 중국의 주요 태양광 기업인 론지가 동남아 일부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올 하반기까지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 전 물량 재고 소진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태양광 모듈 업체 한화솔루션도 지난 1분기 실적발표 후 전화회의(콘퍼런스콜)에서 "모듈의 경우 상당히 어려운 상황으로, 판매량 감소뿐 아니라 가격 하락도 문제"라며 "당초 10기가와트(GW)로 잡았던 연간 모듈 판매량 전망치를 9GW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 태양광 모듈과 셀 등의 매출이 43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7%나 급감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63.2%나 쪼그라들었다. 태양광 모듈의 단가 역시 올해 1분기 와트(W)당 0.12달러로, 3년래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인 '퍼스트 솔라' 주가도 조정을 받았다"며 "이로 인해 유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저가 매수 시점"
다만 최근 주가 수준은 펀더멘털(기초체력) 이하로 과도하게 내려가 저평가돼 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트럼프가 집권하더라도 데이터센터 등 AI 산업 관련 전력 수요 급증이 예상돼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소외되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으로 예상해도 폴리실리콘 가격이 여기서 더 하락하기는 어렵고 이제 (해외) 경쟁사들의 추가 증설도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비중국산 제품에 대한 프리미엄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 트럼프는 재집권 시 바이든의 IRA를 폐기하고 중국산 수입품에는 60%가 넘는 초고율 관세를 일괄 적용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양 연구원은 "전 세계 태양광 증설은 올해가 고점일 전망이고, 불확실성도 하반기 해소될 수 있어 매수 기회를 엿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올해 1분기 미국 태양광 설치량 급증과 향후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서버로의 전력 수요로 미국 전력 급증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미국의 폴리실리콘 수급이 빠듯한 상태가 지속돼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프리미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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