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은 보통 장기 국채 금리 하락으로 이어진다. Fed가 금리를 인하할 명분이 생겨서다. 하지만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5% 인근까지 급등했다. 대선후보 1차 TV 토론에서의 ‘압승’ 평가와 형사 면책 길을 열어준 미 연방대법원 판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이날 시장을 지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2기에 기존 관세율을 대폭 인상해 수입 물가를 높이고, 소득세 폐지 등 대규모 감세를 추진하면서 세수 구멍을 국채 발행으로 메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등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 16명은 지난달 공동 서한에서 “트럼프가 재정적으로 무책임한 예산으로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의 빌 그로스 공동 창업자는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수조달러의 정부 적자에 책임이 있지만 트럼프의 당선은 더 많은 재정 지출을 예고하고 있어 더욱 파괴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프랑스는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최근 프랑스가 국내총생산(GDP)의 5.5%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초과 재정적자 시정 절차(EDP)’ 개시를 EU 이사회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 상황에서 강경 우파가 정권을 잡으면 포퓰리즘 정책으로 2012년 남유럽 재정위기 당시처럼 프랑스 국채 금리가 폭등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1일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49%포인트 상승한 연 3.302%로 거래를 마쳤다.
유럽 금융시장에선 프랑스 국채 매도세가 현실화하면 다른 유럽 국가도 이 영향권에 들어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의 루도빅 수브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가 어려워지면 이탈리아도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이 나서야 하는 사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