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9일 이란의 보복 공습에 맞서 이란 본토에 대한 재보복을 감행하면서 ‘5차 중동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공격 규모가 제한적이긴 했지만 이란의 핵시설이 있는 지역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고강도 경고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익명의 미 관료는 “이스라엘이 핵시설을 표적으로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의 공격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란 국영TV가 드론 세 대를 격추했다고 밝혔을 뿐 이스라엘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일부 이란 매체는 이스라엘로부터 공격받은 사실을 부인하기도 했다.
이란은 폭발 발생 후 국내 공항 운영을 중단했다가 이를 재개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핵 시설도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 맥컬리 미국 예비역 소장은 CNN에 “핵시설이 있는 이스파한을 겨냥함으로써 ‘이란의 방어를 쉽게 압도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이란은 공식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 중에서는 유일하게 핵무기에 가까운 수준까지 우라늄 농축도를 높인 국가다. 2003년 핵무기 미보유·미사용 원칙을 천명했지만 이스라엘과의 분쟁이 격화하면 핵무기 제조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이란이 핵 비확산 조약을 어기고 핵폭탄 개발을 서두르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짚었다.
NBC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하기 전 미국에 사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미국은 이란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공격에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으로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악관은 이스라엘이 계획 중인 라파 지상전과 관련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격퇴라는 목표를 공유했다고 발표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