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에 ‘2차 차이나 쇼크’ 위기감이 드리우고 있다. 중국이 잉여 생산품을 저가 수출로 밀어내면서 세계 각국의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지역을 막론하고 각국 산업계가 중국의 저가 공세에 초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본격적으로 중국산 저가 상품에 대한 압박에 들어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세 배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USTR에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USW 소속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중국 철강 회사들은 중국 정부가 묵직한 보조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수익을 내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 중국산 철강이 시장에 넘치면서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의 철강 도시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 밖에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다른 중국산 수입 제품의 관세를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산 전기차들도 유럽 전역을 장악하고 있다. FT는 지난 9일 “중국산 전기차 재고가 쌓여 유럽 항구가 주차장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는 오는 7월부터 EU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저가 공세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유통업에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지 와이어드는 중국 전자상거래(e커머스)업체 테무가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고객 주문 한 건당 평균 30달러(약 4만원)를 손해 보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연간 5억8800만~9억5400만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