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인 고(故) 진우석 명예회장은 줄·쌀통으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1991년 일본 THK와 기술제휴를 맺었다. THK가 생산하는 LM(linear motion·직선운동)가이드의 국내 생산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 1984년 THK의 대리점 사업을 하다가 아예 투자를 받아 공장을 지었다. LM가이드는 물체가 직선 방향으로 부드럽게 흔들림 없이 움직이도록 하는 데 쓰이는 공장 자동화 부품이다. 미세 공정이 요구되는 반도체·배터리 공장에서 주로 사용한다.
두 회사는 3대 가족경영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삼익THK는 창업주 아들인 진영환 회장과 손자인 진주완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진 사장은 진 회장의 조카로 창업주의 장손이다. 2022년 5월 사장에 취임했다. THK 창업주의 손자인 데라마치 다카시 사장은 올해 1월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삼익THK는 줄, 쌀통, LM가이드에 이어 직교로봇 등 반도체용 로봇을 생산하는 첨단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진 사장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줄과 쌀통이 세상에 주는 가치가 있는데, 세상이 변하면 회사도 다른 제품으로 가치를 줘야 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창업정신이 회사에 내재돼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THK와 삼익THK 간 ‘40년 파트너십’ 비결에 대해 진 사장은 “굳건한 신뢰와 상호 보완관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진 사장은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의료용 로봇을 개발하는 것도 향후 이동로봇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의료용 고관절 복합체 보행보조 로봇을 내년 하반기께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익THK와 THK는 반도체용 자동화 로봇을 미래 전략 사업으로 정하고 협력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진 사장은 “일본 THK와 앞으로도 돈독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함께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