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꿈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태어나기 전 주변 어른들이 꾼 ‘태몽(胎夢)’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거예요. 꿈의 의미를 해석 하는 ‘해몽(解夢)’도 했지요. 이유를 모르는 악몽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불안함을 이겨 내기 위해 무속 신앙에 따라 부적을 적어 간직하거나, 무당을 불러 굿을 하기도 했어요. 꿈과 관련한 옛이야기도 많답니다. 예를 들어 <장화홍련전>에서는 억울하게 죽어 귀신이 된 장화와 홍련이 고을에 새로 부임한 사또의 꿈에 나타나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사또가 장화와 홍련의 죽음에 얽힌 사건을 재조사해서 억울함을 풀어 주었어요.
그리스 신화에는 ‘모르페우스’라는 꿈의 신이 등장해요. 과거 그리스 사람들은 신들이 꿈을 통해 인간이 해야 할 일을 알려 주고 앞으로 벌어질 시련을 경고하는 등 계시를 내려 준다고 생각했어요. 악몽에 대한 생각은 어땠을까요? 근대 유럽 사람들은 악몽을 꾸는 것은 악마가 꿈속에서 사람들을 유혹하거나 괴롭히기 때문이라고 믿었어요. 실제로 악몽을 주제로 한 그림 중에는 자는 사람 위에 흉측하게 생긴 악마가 앉아 있는 모습의 작품들이 있답니다.
그렇다면 현대 과학으로 꿈과 악몽을 어떻게 설명할까요? 우리가 잠을 잘 때 거치는 단계 중에서 비교적 얕게 잠드는 렘(REM)수면 단계가 있어요. 이 단계에서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꿈을 꾸게 된다고 해요. 만약 걱정하는 일이 생겼거나, 평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 나쁜 꿈을 꾸기도 하는데, 바로 악몽이에요. 악몽이 유독 잘 기억나는 이유는 내용이 강렬하고, 평소 사람의 관심사와 얽혀 있기 때문이지요.
악몽을 꾸고 좋지 않은 생각이 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라 시대 사람인 김경신은 어느 날 기묘한 꿈을 꾸고, 해몽을 잘한다는 사람을 찾아 갔어요. 그 사람은 관직을 잃고, 감옥에 가게 될 꿈이라고 말해 주었죠. 김경신은 이 말을 듣고 행동을 조심하면서 사람들을 잘 만나지 않았어요. 그러던 중 한 똑똑한 친구가 찾아오자 김경신은 자신의 꿈과 걱정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친구는 똑같은 꿈 이야기를 듣고선 “왕이 될 좋은 꿈”이라고 말했어요. 김경신은 친구의 말을 믿기로 했고, 결국 나중에 왕이 되었습니다. 신라의 38대 임금 원성왕에 얽힌 이야기예요. 비록 나쁜 꿈일지라도 꿈 내용을 해석하고 받아들이기 나름이라는 교훈을 주네요. 결국 중요한 것은 꿈에서 깨어난 뒤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자세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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