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조셉 배(한국명 배용범) CEO는 12일부터 이날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해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지난 13일엔 KKR 직원들과 함께 서울 중구 스테이트타워 남산 한국투자공사(KIC) 본사를 찾아 진승호 사장과 KIC 대체투자 담당자 등을 만났다.
한국계 미국인 조셉 배 CEO는 지난 2021년 10월 스콧 너클 CEO와 함께 KKR 공동 CEO에 올랐다. 1973년생인 그는 이민 2세대로 하버드대학교에 진학한 뒤 글로벌 IB 골드만삭스에서 IB 업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1996년 KKR에 합류해 2005년부터 홍콩에서 아시아 투자사업부를 이끌었다.
배 CEO는 OB맥주 딜로 국내에서 이름을 알렸다. 2007년 40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 1호 펀드를 조성한 뒤 이 자금으로 2009년 OB맥주를 벨기에 AB인베브로부터 18억 달러에 인수했다. 5년 뒤 58억 달러를 받고 OB맥주를 AB인베브에 되팔아 40억 달러의 차익을 남겼다. 1호 펀드 성공에 힘입어 KKR은 2013년 아시아 최대 규모인 60억 달러 규모의 2호 펀드를 조성했고 2017년 93억 달러 규모의 3호 펀드를 만들었다. 배 CEO는 지난 2021년 KKR에서 5억5964만달러(약 7090억원)의 보수를 수령해 아마존, 인텔 CEO의 보수를 넘어서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배 CEO는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투자 협의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KKR은 서울사무소에 인력을 늘리는 등 한국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 PEF들은 한국에서 펀드 레이징(자금 모집)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QT파트너스는 올해 서울사무소를 열었고,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도 크레딧에 이어 PE 분야 사무소를 설치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 투자팀만 두고 있는 블랙스톤은 홍콩사무소에서 펀드레이징을 담당하는 ICS팀을 서울로 일부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3대 사모펀드로 꼽히는 KKR은 지난 3월 말 기준 5100억 달러(약 646조원)를 굴리는 종합 대체투자 운용사다. 올해 태영그룹 모회사인 TY홀딩스가 발행한 4000억원 규모 사모 회사채를 인수하고, 무신사에 투자하는 등 국내에서도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