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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들어올린 예수, 3년을 기다려 1초 만에 담아낸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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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사진가 레오나르도 센스
'보름달 들어올린 예수상'으로 화제
2005년부터 대자연 담아온 사진가

2021년부터 달의 궤적 계산한 뒤 촬영
"자연이 허락해야 찍을 수 있다…전율 느꼈다"



두 팔을 벌리고 서 있는 예수상. 그 뒤로 지고 있는 거대한 달. 마치 예수가 달을 하늘 높이 들어올리고 있는 것 같은 이 장면은 지난 4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해변도시 니테로이의 이카라이 바닷가에서 촬영됐다.

예수상으로부터 약 12km 떨어진 곳에서 사진을 찍은 사람은 3년 간 꼬박 달의 모양과 궤적을 관찰한 사진가 레오나르도 센스다. 브라질 명소이자 리우데자네이루의 랜드마크인 예수상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찍어보겠다"고 결심한 그는 2021년 600mm렌즈를 장만했다.



그는 달을 공부했다. 완벽하게 둥근 달을 포착하기 위해 달의 궤적은 물론 최적의 날짜를 계산했다. 가장 어려운 건 카메라를 설치할 장소를 찾는 것. 그는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정확히 세어보진 못했지만, 수백 곳이 넘는 곳을 실사했다"며 "달을 연구하는 데는 다양한 스마트폰 앱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이번 사진은 지난 3일 촬영을 먼저 시도했다. 밤을 새며 최고의 장면을 포착하고 싶었지만 구름이 많이 낀 날씨 탓에 헛물만 켰다. 2005년부터 해와 달과 별 등 브라질의 아름다운 자연을 사진으로 담아온 그는 "인간이 아무리 준비해도 자연이 허락하지 않으면 사진을 완성할 수 없다"고 했다.



레오나르도가 오차 없는 완벽한 사진을 찍은 시각은 4일 오전 6시 28분. 거대한 달이 예수상 뒤로 천천히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며 바닷가에서 셔터를 눌렀다. 그렇게 어느 한 곳도 찌그러짐 없이 온전히 예수의 두 손에 담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고. 현지 사진작가들은 “이런 사진을 시도한 사진작가가 얼마나 되는지, 몇이나 성공을 거두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센스가 사진작가로서 최고의 작품을 찍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센스가 피사체로 삼은 '구세주 그리스도상'은 20세기 초부터 코르코바도산(710m) 꼭대기에 서있었다. 받침대 바닥에서 인물의 머리 꼭대기까지 높이가 약 40m에 달하는 이 아르데코 조각은 티주카 국립공원의 랜드마크이자 1년 내내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 그리스도상 옆에 서면 리우 시내는 물론 코파카바나 해안, 이파네마 해변, 슈가로프 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양팔의 길이 28m, 무게 635t으로 재질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의 표면을 동석으로 조각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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