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는 작년 4분기 순이익 3100만달러를 거둬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상승세가 가파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팔란티어가 순이익 4억5400만달러로 연간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팔란티어의 2025년 예상 매출은 작년보다 64% 증가한 31억2700만달러, 순이익은 7억2500만달러로 추정된다.
이 회사는 2004년 스탠퍼드대 로스쿨에 재학 중이던 알렉스 카프와 페이팔 창업자인 피터 틸이 함께 세운 회사다. 대테러 방지 등 정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성장했고, 현재 367곳의 정부 및 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든든한 후원이 안정적 수익의 기반이 되고 있고, 민간 부문에서의 시장 확대는 추가적인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팔란티어에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됐다. 작년 5월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 이후 고담이 전쟁에 전격 투입됐기 때문이다. 고담은 상용 위성과 정찰 드론 등으로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적군 위치를 정확히 짚어냈다. 우크라이나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러시아군을 정밀 타격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다윗(우크라이나)과 골리앗(러시아)의 싸움에서 다윗의 ‘돌팔매’ 역할을 한 것이 팔란티어 AI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카프 CEO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 공격의 대부분을 팔란티어 AI 시스템이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팔란티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주춧돌 삼아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국무부와 외교관의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액시엄’이라는 소프트웨어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소프트웨어에 미국 정부가 지불한 돈은 최대 9960만달러(약 13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작전용 AI 플랫폼 AIP도 출시했다. AIP는 ‘챗GPT’처럼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란티어의 시스템이 군사작전 지휘 능력을 갖춘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지훈 기자/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lizi@hankyung.com